녹차 뇌 건강 효과, 많이 마실수록 도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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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3잔 이상의 녹차를 마시면 뇌 건강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이는 일본 가나자와 대학 의학대학원이 주도해 「npj Food Science」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다. 치매가 없는 노인의 경우 녹차 섭취량이 많으면 ‘뇌 백질’의 병변이 적었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다.

신호 전달&공유 담당하는 백질

백질(White matter)은 주로 뇌의 깊은 영역에 위치하며, 신경 섬유가 모여 있어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백질에는 밀집한 신경 섬유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작은 혈관들이 분포한다. 

즉, 백질에 병변이 생기면 이런 작은 혈관들이 손상되고, 신경 섬유 간 신호 전달에 장애가 생긴다는 의미다. 신호 전달 속도가 저하되면서 기억력과 같은 인지 기능과 인지적 정확성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이 ‘혈관성 치매’다.

뇌 백질의 병변은 치매가 없더라도 존재할 수 있다. 주로 생활습관으로 인한 대사성 증상으로 인해 병변 부피가 커진다. 또, 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늘어나기도 한다. 어느 정도까지는 경미한 영향만 미치지만, 부피가 과도하게 커지거나 특정 부위에 발생할 경우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녹차&커피, 백질 병변과 관련 있나

이에 일본의 대규모 연구팀은 많은 사람들이 소비하는 녹차와 커피가 백질 병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추진했다.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해 녹차와 커피 소비에 따라 해마 부피와 총 뇌 부피가 달라지는지를 평가하고자 했다.

이 연구는 일본에서 추진되고 있는 ‘노화 및 치매에 대한 대규모 협업 연구’의 일환이다. 가나자와 대학 의학대학원을 비롯한 일본 8개 연구센터가 참여해,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중 장소 관찰 연구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2016년부터 2018년 사이에 65세 이상의 참가자 8,766명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식습관과 인지능력에 관한 평가를 진행했고, MRI 스캔을 실시함으로써 데이터를 제공했다. 

식습관 설문지로부터 하루에 녹차와 커피를 얼마나 마시는지를 측정하고, 각각 200ml 이하, 400ml 이하, 600ml 이하, 600ml 이상의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MRI 뇌 스캔으로는 백질 병변의 부피(WML), 해마 부피(HV), 총 뇌 부피(TBV) 데이터를 확보했다.

녹차와 백질 병변 부피 연관 있어

대조 결과, 녹차 섭취량과 백질 병변 부피(WML) 사이에서만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녹차를 200ml 이하로 섭취하는 그룹을 기준으로, 600ml를 섭취하는 그룹은 백질 병변 부피가 3% 낮았고, 1,500ml를 섭취하는 그룹은 백질 병변 부피가 6% 낮았다. 녹차를 많이 마실수록 백질 병변 부피가 적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밖에 녹차 섭취량과 해마 부피 및 뇌 부피의 관계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 커피 섭취량은 모든 요인과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녹차 섭취량에 따른 백질 병변 부피 감소는 우울증 여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녹차를 많이 마셨을 때 나타나는 3~6% 가량의 백질 병변 감소 효과는, ‘우울증이 없는 참가자’에게서만 나타났다. 

한편, 연구팀은 녹차 섭취로 인한 효과는 ‘아포리포 단백질 E의 4형 유전자(ApoE ε4)’가 없는 사람에게서만 나타난다는 결과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ApoE ε4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변이형 유전자다.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경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결과는 녹차의 ‘카테킨’ 성분에 의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것이 관찰 연구 결과로 나타난 것이며, 카테킨과 백질 병변 크기 사이의 인과관계를 실험적으로 검증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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