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려고 기를 쓰네.. 결국 터질 거 터졌다는 경차 시장 충격의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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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 판매 많았던 경차
작년 판매량 두 자릿수 폭락
인기 예전 같지 않은 이유는?

기아 모닝 / 사진 출처 = 네이버 카페 '모닝 동호회 모닝짱'
기아 모닝 / 사진 출처 = 네이버 카페 ‘모닝 동호회 모닝짱’

불경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움츠러들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작년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총 162만 353대다. 2023년(173만 3,887대) 대비 6.5% 하락한 수치다. 불경기에는 저렴한 모델이 더 잘 팔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양극화되면서 고급차 판매량은 늘고 저가차 판매량은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저렴한 경차의 경우 2010년대에만 해도 불경기에 판매량이 증가하는 모양새를 모였지만, 작년에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경차 시장에 유독 찬 바람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아 모닝 / 사진 출처 = 'Wikipedia'
기아 모닝 / 사진 출처 = ‘Wikipedia’
기아 레이 EV / 사진 출처 = 네이버 카페 '전기차동호회'
기아 레이 EV / 사진 출처 = 네이버 카페 ‘전기차동호회’

전년도 대비 20.1% 감소
전기차 인기로는 부족했다

작년 경차 판매량은 총 9만 8,744대로 나타났다. 2023년 판매량 12만 3,679대 대비 20.1% 줄어든 수치다. 경형 전기차의 인기가 두드러졌지만, 내연차가 워낙 부진했던 만큼 경차 판매량 하락세를 상쇄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모델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모닝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해당 모델은 지난 2023년 2만 5,879대가 팔렸지만 2024년에는 38.2% 떨어진 1만 5,835대에 그쳤다. 2023년 4만 5,451대를 기록했던 캐스퍼는 3만 3,917대로 25.4% 하락했다. 2년 연속 경차 시장 1위를 유지한 레이는 5만 930대에서 4만 8,240대로 그나마 적은 감소율(5.3%)을 보였다.

현대차 캐스퍼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서울IIFLETA'님
현대차 캐스퍼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서울IIFLETA’님
기아 셀토스 / 사진 출처 = 네이버 카페 '셀토스 클럽'
기아 셀토스 / 사진 출처 = 네이버 카페 ‘셀토스 클럽’

경차 최대 강점이었던 경제성
연비, 가격 모두 무의미해져

업계 전문가들은 경차 시장이 위축되는 이유로 “경차만의 매력이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한때 경차는 경제적 측면에서 상위 차종을 압도했다. 특히 연비로 경차를 따라올 상위 차종은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현재는 준중형차, 소형 SUV의 연비가 경차를 넘어서고 하이브리드 모델이 다양해지며 유지비 격차가 좁아졌다.

상품성 강화에 따라 부담스러워진 경차 가격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 등을 1천만 원 이내에도 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가장 저렴한 모닝조차 승용 기준 1,325만 원부터 시작한다. 레이와 캐스퍼의 시작 가격은 각각 1,400만 원, 1,460만 원이다. 신차 구매를 미룰지언정 돈을 더 모아서 상위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진 출처 = '뉴스 1'
사진 출처 = ‘뉴스 1’
경차 전용 주차 구역 / 사진 출처 = '에펨코리아'
경차 전용 주차 구역 / 사진 출처 = ‘에펨코리아’

제도적 혜택도 없애는 추세
앞으로도 내리막 계속될 듯

경차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제도적 혜택들도 사라져가고 있다. 작년까지는 경차 구매 시 취등록세를 최대 75만 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사실상 해당 혜택이 사라졌다. 법적으로는 취등록세 감면액이 최대 40만 원으로 하향됐으나 찻값이 1천만 원 이내인 경차만 감면받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해당 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차는 없다.

연간 최대 20만 원까지 지원됐던 경차 유류세 환급 혜택도 2026년부로 종료가 예고됐다. 그나마 2023년 12월을 기점으로 종료될 뻔했으나 3년 연장된 것이다. 결국 경차의 주요 강점이었던 경제성이 퇴색되면서 앞으로도 내리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시장 축소를 막긴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경차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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