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이민호, 믿기지 않는 ‘아픈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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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에게 물어봐’를 이끈 이민호(왼쪽)와 공효진.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2010년 이후 주연한 드라마의 시청률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배우 공효진과 이민호가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를 통해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최종회 시청률 2.6%'(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극 초반인 1, 2회에서만 유일하게 3%대의 시청률을 보인 드라마는 이후 ‘집 떠난’ 시청자의 관심을 회복하지 못한 채 1~2%대의 늪에 빠졌다. 16부작을 통틀어 가장 높은 시청률은 지난 1월5일 방송한 2회의 기록인 3.9%. 시청률이 작품의 성패와 가치를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지만 이번 ‘별들에게 물어봐’의 기록은 500억원의 이르는 제작비 규모와 우주를 다룬 장르의 도전, 주연을 맡은 톱스타들의 면면에서 다소 충격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공효진과 이민호가 주연한 tvN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가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목숨이 위험하다는 주변의 강한 만류에도 고집스럽게 우주정거장에서 아기를 낳은 공효진이 결국 출산 직후 세상을 떠난 가운데 어린 아기를 지구로 데려올 수 없던 이민호는 한계치를 벗어난 시간 동안 우주정거장에 머물다 결국 걸을 수도 없는 상태가 됐다.

첫 회부터 난임 해결을 위한 우주에서의 인공수정 등 소재를 전면에 배치한 드라마는 끝까지 임신과 출산, 주인공의 출산 중 죽음 그리고 우주에 건립되는 난임 센터 등 이야기로 16부작을 꽉 채웠다. 팬덤을 지닌 스타 배우들이 우주라는 낯선 공간에서 만나 설레고 기분 좋은 로맨틱 코미디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초반부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시청자들이 느낀 황당함은 시청률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특히 최종회의 경우 이야기를 결말짓는 만큼 보통 가장 높은 기록을 세우기 마련이지만 ‘별들에게 물어봐’는 그 흔한 공식도 비껴갔다.

이번 드라마에서 처음 만난 공효진과 이민호도 뼈아픈 성적표를 갖게 됐다. 이들은 그동안 주연한 드라마들을 빠짐없이 성공으로 이끌면서 스타 파워를 과시했다는 점에서 ‘별들에게 물어봐’의 기록은 다소 충격적이다. 실제로 공효진은 지난 2010년 MBC ‘파스타'(최고 시청률 21.2%)부터 2011년 ‘최고의 사랑'(21.0%), 2013년 SBS ‘주군의 태양'(21.8%) 2014년 ‘괜찮아 사랑이야'(12.9%), 2015년 KBS 2TV ‘프로듀사'(17.7%), 2016년 SBS ‘질투의 화신'(13.2%)을 거쳐 지난 2019년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으로 23.8%의 기록을 세웠다. 늘 동시간대 시청률 1위, 그해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인정받았다. 때문에 이번 ‘별들에게 물어봐’로 3.9%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사실을 큰 아쉬움을 남긴다.

이민호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2010년 MBC ‘개인의 취향'(13.4%)을 시작으로 2020년 ‘더킹: 영원의 군주'(11.6%)까지 단 한번도 시청률이 10%대 밑으로 떨어진 주연작이 없다. 2008년 KBS 2TV ‘꽃보다 남자'(32.9%) 이후로 드라마에서는 실패를 모르는 성공을 맛봤지만 이번 ‘별들에게 물어봐’로 오래 기억될 아쉬움을 남겼다.

● 황당한 설정의 반복…사라진 관심 회복 실패 

물론 현재 드라마를 보는 시청 방식이 채널을 통한 본방송 뿐 아니라 각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으로 분산돼 있는 만큼 시청률만으로 작품의 성패를 판단할 수 없지만 이런 환경을 감안해도 ‘별들에게 물어봐’의 성적은 오히려 눈에 띌 정도로 부진하다. 본 방송을 놓치거나 다시 보려는 시청자들이 집중될 경우 이런 분위기가 OTT 플랫폼 순위에 반영되지만, 24일 오전 10시 현재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 톱10’ 순위에서도 그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 우주를 배경으로 무중력의 상태에 있는 주인공들이 겪는 사랑과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공효진과 ‘파스타’ ‘질투의 화신’을 함께 한 서숙향 작가가 극본을 쓰고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의 박신우 PD가 연출했다. 우주를 무대로 한 만큼 컴퓨터그래픽과 무중력 상태의 표현을 위해 총 제작비 500억원을 투입한 대작이다. 

이에 힘입어 tvN은 새해를 여는 첫 번째 작품으로 시청자의 관심도가 가장 높은 토일드라마로 편성됐지만 이례적일 만큼 철저하게 시청자에게 외면을 받았다. 회를 거듭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도 황당한 설정과 이야기의 반복으로 번번이 무너졌다. 시청 플랫폼이 분산된 탓에 시청률이 낮게 집계됐다는 설명도 설득력을 얻기는 어렵다. 지난해 3월 방송한 정해인과 김지원 주연의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 역시 ‘별들에게 물어봐’처럼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동시에 공개됐지만 최고 시청률 24.9%를 달성했다. 지난해 11월 방송한 김태리 주연의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역시 16.5%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별들에게 물어봐’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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