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를 마시면 12분, 핫도그를 먹으면 36분의 건강 수명이 줄어든다는 수치는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영양 프로파일 지수(Nutri-Score 기반 Health Nutritional Index)’에서 나온 결과다. 이 지수는 특정 음식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질병 위험과 그로 인한 기대 수명 변화를 분 단위로 환산한 것이다.
연구진은 5,800여 개 식품의 영양 성분과 질병 부담 데이터를 분석해, 각 음식이 심혈관질환, 당뇨, 암 등 주요 사망 원인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했다. 그 결과 가공육과 고당 음료의 점수가 가장 낮았고, 수명 단축 효과가 분 단위로 환산됐을 때 콜라는 12분, 핫도그는 36분 단축으로 나타났다.
콜라가 수명을 깎는 핵심 원인은 ‘당분 과다’다
콜라 한 캔(355ml)에는 약 35~40g의 당분이 들어 있다. 이는 하루 권장 섭취량(WHO 기준 25g)의 1.5배를 한 번에 섭취하는 셈이다. 이렇게 많은 당분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촉진시킨다. 장기간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당뇨병과 비만,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진다.
또 액상과당은 간에서 빠르게 지방으로 전환돼 지방간을 유발하고,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높인다. 이런 대사 질환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기대 수명을 줄인다.
핫도그의 문제는 가공육과 첨가물이다
핫도그의 주재료인 소시지는 고기 외에도 다량의 소금, 포화지방, 아질산나트륨 같은 방부제가 들어 있다. 아질산나트륨은 가공육의 색을 유지하고 세균 번식을 막는 역할을 하지만, 체내에서 니트로사민으로 변할 수 있다. 니트로사민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또한 가공육 섭취는 대장암, 위암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여러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확인됐다. 핫도그 빵의 정제 탄수화물과 소시지의 포화지방이 결합하면 혈관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과다한 나트륨은 고혈압을 유발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시간 단축’은 단발적 영향이 아니라 누적 결과다
콜라 한 잔, 핫도그 하나로 바로 수명이 단축되는 건 아니다. 연구에서 말하는 ‘12분’과 ‘36분’은 해당 음식을 장기간 반복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평균적인 건강 손실을 환산한 값이다. 즉, 매일 콜라를 마시거나 핫도그를 자주 먹으면 이런 불리한 영향이 누적돼 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기대 수명이 줄어드는 것이다.
반대로 건강 점수가 높은 음식, 예를 들어 견과류나 과일, 통곡물은 수명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식단 전반에서 저점수 음식을 줄이고, 고점수 음식을 늘리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 관리의 핵심이다.
건강을 지키려면 ‘빈도와 양 조절’이 중요하다
콜라와 핫도그를 완전히 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섭취 빈도와 양을 줄이는 것이 실천 가능하다. 콜라는 소형 캔으로 줄이거나 무가당 탄산수로 대체하고, 핫도그는 가공육 대신 닭가슴살이나 두부 소시지로 대체할 수 있다. 채소와 통곡물을 곁들이면 혈당 상승과 나트륨 흡수를 완화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런 선택이 단발적이 아니라 생활 습관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건강 수명은 하루아침에 줄거나 늘지 않지만, 작은 선택이 오랜 시간 누적돼 큰 차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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