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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고 미국·한국 떴다”… 포르쉐, 글로벌 판매 3% 증가할 때 국내 27% 성장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3세대)포르쉐 신형 파나메라(3세대)

포르쉐가 2023년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거두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과도기에도 포르쉐는 여전히 ‘드림카’로 여겨지는 모습이다.

드림카 최대 시장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줄곧 중국이 포르쉐 최대 고객이었지만 작년에는 북미 시장이 최대 시장으로 거듭났다. 국내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연간 1만대 넘는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포르쉐AG는 작년 한 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만221대를 판매해 전년(30만9884대) 대비 3% 늘어난 실적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2020년 주춤했지만 2021년부터 3회 연속 최대 판매 기록을 새롭게 썼다.

포르쉐 카이엔포르쉐 카이엔

지역별로는 국내 판매량을 눈여겨 볼만하다. 2022년 8963대에서 2023년 1만1355대로 무려 27% 성장했다. 글로벌 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성장률이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수입차 판매 1만대 고지를 밟았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대중적인 브랜드로 평가받는 폭스바겐(1만247대)이나 도요타(8495대, 렉서스 제외)보다 많은 판매대수다. 포르쉐처럼 고유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미니(9535대)보다도 포르쉐가 많이 팔렸다. 특히 팬데믹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주춤했던 시기에도 한국 시장 실적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국내 시장에서 포르쉐코리아는 5회 연속 신기록을 이어갔다.

해외 시장의 경우 포르쉐 최대 고객이 중국에서 미국(북미)으로 바뀌었다. 북미 시장 판매대수는 8만6059대로 전년 대비 9%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반면 중국은 15% 감소한 7만9283대에 그쳤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정권 연임 시기에 따른 고가 제품 수요 위축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럽 시장(독일 제외)에서는 12% 성장한 7만229대가 인도됐다. 부진한 중국 시장을 바짝 뒤쫓는 양상이다. 포르쉐 본사가 있는 독일에서는 10% 성장했다. 판매대수는 3만2430대다. 한국을 포함한 그 외 시장에서는 총 5만146대(한국 1만1355대)가 인도돼 1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포르쉐 마칸 전기차 테스트카포르쉐 마칸 전기차 테스트카

모델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카이엔이 8만7553대로 2023년 브랜드 내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차지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신차 인도가 지연되는 이슈가 있었지만 인기는 여전했다. 카이엔보다 작은 SUV 모델인 마칸은 8만7355대로 뒤를 이었다. 마칸은 국내에서 저평가 받는 모델이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인기가 꾸준하다. 타이칸에 이은 브랜드 두 번째 순수 전기차로 마칸 전기차가 선택된 이유로도 볼 수 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911은 5만146대가 인도됐다. 전년 대비 24%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911은 1302대가 팔려 2022년(1050대) 대비 2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성장률과 꼭 맞는 수치다. 포르쉐의 글로벌 성장에 한국 시장이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기차 타이칸은 17% 늘어난 4만629대가 출고됐다. 국내에서는 1805대가 인도됐다. 전년(1128대) 대비 무려 60% 증가한 실적이다. 포르쉐 전기차 분야에서도 한국 시장 존재감은 남다른 모습이다.

포르쉐 911포르쉐 911

최근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이 공개된 파나메라는 3만4020대가 판매됐다. 작년 11월 처음 선보인 3세대 파나메라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신차효과에 따른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718(박스터, 카이맨) 판매량은 13% 증가한 2만518대로 집계됐다.

데틀레브 본 플라텐 포르쉐AG 영업·마케팅 이사회 임원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 속에서 견고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독보적인 스포츠카 브랜드 입지를 강화했다”며 “올해 역시 작년처럼 주요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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