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가 중국 충칭공장을 매각한다. 현대자동차(005380)가 최근 충칭공장을 매각하는 등 중국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데 따른 결정이다. 현대차의 중국 사업 축소가 국내 부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충칭공장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17년 준공한 현대모비스 충칭공장은 현대차 충칭공장 등에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 현지에 마련한 생산거점이다. 현대모비스는 충칭을 비롯해 베이징, 장쑤, 우시, 톈진 등 7개의 생산 시설을 두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충칭공장은 현대차 직접 납품을 위한 모듈 공장으로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며 “매각을 추진 중이나 가격과 매각 대상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충칭공장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현대차의 중국 판매 부진에 따른 사업 재편 영향이다. 현대차(기아 포함)는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 1.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최근 충칭공장을 16억2000만위안(약 2900억원)에 매각했다. 5개였던 공장 중 2개 매각을 완료했고 연내 창저우공장을 추가로 매각할 계획이다. 2곳의 공장만 남겨 중국 사업을 슬림화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현대차의 부진은 현대모비스의 중국 사업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현대모비스의 중국 매출액은 6905억원으로 전년 동기 7746억원보다 841억원(10.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불과 4000만원으로 이익률은 제로(0)에 가깝다.
업계는 현대차의 중국 사업 축소에 따라 부품사 철수 역시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가 해외공장을 지으면 밸류 체인에 따라 부품사들도 함께 진출한다. 반대로 완성차 해외공장이 매각되면 부품사 역시 동반 철수하는 게 일반적이다.
현대차와 함께 중국 충칭에 진출한 부품사 HL만도는 지난해 이미 철수했다. 이 밖에 현대제철, 코오롱글로텍, 유라코퍼레이션, 화신 등 현대차 협력사들도 생산 시설을 매각했거나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