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노동조합의 특별성과급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특별성과급 요구는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사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노조는 최근 노조원을 대상으로 발행한 소식지에서 특별성과급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현대차에 이어 기아도 이날 소식지에서 “정의선 회장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양재동(본사) 경영진은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특별성과급을 즉각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현대차·기아는 2022년 우수한 실적을 거두며 지난해 정규직 직원 1인당 현금 400만원과 주식 등 600만원 상당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했다.
특별성과급은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으로 정하는 일반성과급과 달리 경영진 재량으로 지급한다. 현대차·기아 역시 성과주의 문화 정착을 위해 2022년 전 직원에게 처음으로 지급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지난해 영업이익 15조1269억원, 11조6079억원 합산 26조734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종전 최고치였던 2022년(17조529억원)과 비교해도 10조원 이상 더 늘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2022년을 크게 뛰어넘는 역대급 실적을 올린 만큼 노조의 특별성과급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봤다.
실제 현대차·기아 노조는 소식지에서 총력을 다해 투쟁해 특별성과급을 반드시 쟁취할 것이라며 요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별성과급 지급을 당연히 여기는 풍조를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별성과급은 성과에 따른 보상의 일환”이라며 “당장의 실적으로 곳간을 풀어 임직원 사기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나 향후 미래 투자 등을 위해 조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조의 특별성과급 요구는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위아(011210), 현대트랜시스(039090), 현대오토에버(307950), 현대글로비스(086280), 현대제철(004020) 등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현대모비스 노조는 현대차·기아보다 성과급 규모가 적다는 이유로 본사 로비를 점거했고, 현대제철 역시 사장실을 점거하며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기도 했다. 역대급 실적을 올린 현대차·기아와 달리 현대모비스 등은 지난해 실적 달성 노력을 위한 특별격려금을 지급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