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완성차 업체에 공급 예정인 타이어 3분의 1은 전기차 전용 타이어가 될 겁니다.”
15일 경기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이노뷔’ 출시 행사. 2013년 연구원 출범 이후 10년 만의 첫 기자 초청 행사였다. 질의응답에서 임승빈 영업총괄 부사장은 “지난해 완성차 업체 납품 물량 중 7%만 전기차 전용 타이어였다”며 “2027년에는 30∼35% 물량이 전기차용 타이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가 증가하면서 주행 성능과 승차감의 핵심인 타이어도 재탄생하고 있다. 이노뷔는 일반 타이어보다 20%가량 더 비싸다. 하지만 더 무겁고 소음이 작은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성능 향상을 이뤄냈다는 것이 금호타이어 측 설명이다. 금호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업체 3사는 전기차 타이어 시장 확대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 전기차 특성 고려 더 튼튼하고 소음 낮춰
금호타이어가 꼽는 이노뷔의 가장 큰 특징은 저소음이다. 이노뷔 타이어와 일반 타이어의 전기차 실내 소음을 비교했을 때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차이가 컸다.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다 보니 내외부 소음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노뷔는 이를 고려해 타이어 홈에서 발생하는 소음 저감 기술과 흡음재로 소음을 약 6% 줄였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탑재돼 일반 차량보다 하중이 25∼30% 증가한다. 이노뷔는 무거운 하중을 잘 견디는 구조 설계로 타이어 손상을 줄였다. 또 전기차는 초반 가속부터 최대 출력을 내는 점을 고려해 타이어 패턴을 지그재그로 디자인해 쏠림 현상을 방지했다. 전기차 최적의 소재로 회전 저항을 줄여 약 7%의 전력소비효율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이노뷔 출시 전에도 전기차 특성에 맞춘 타이어를 주요 업체에 공급해 왔다. 기아 EV6나 테슬라 모델Y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기존 브랜드명 뒤에 EV(전기차)를 붙이는 방식이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사장은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가 나오는 것은 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라며 “한국이 전기차 배터리에서 앞서 있는 만큼 타이어도 성능을 강화해 하나의 브랜드로 만든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전기차 전용 타이어 매년 16.5% 고속 성장
시장조사 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은 매년 16.5% 성장이 예상된다. 2022년 460억7100만 달러(약 61조3700억 원)에서 2032년에는 2140억1900만 달러(약 285조7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타이어 3사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을 글로벌 순위를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2022년 5월 세계 최초로 전기차 타이어 전용 라인 ‘아이온’을 선보이며 선점 효과를 가져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해 유럽 내 공장 부지를 최종 고민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도 전기차 전용 브랜드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프레스에 따르면 2022년 매출 기준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6위, 금호타이어 15위, 넥센타이어는 20위다. 정 사장은 “전기차를 가장 많이 만드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타이어 업체 5∼8곳과 주로 협력하는데 금호타이어와도 신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이처럼 전기차 타이어 분야에서는 글로벌 5∼8위 업체가 될 수 있도록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화성=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