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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시승기]SUV 명가가 만든 진격의 ‘픽업 트럭’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자동차업계에선 KG모빌리티에 딱 맞아 떨어지는 속담이다. 심각한 경영난 속에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게 이 회사다. 최근에는 경쟁력 있는 순수 전기차까지 선보일 정도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KG모빌리티 저력은 SUV에서 나온다. ‘SUV 명가’라는 수식어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옛 쌍용자동차의 상징인 코란도부터, 국산 소형 SUV 대중화를 이끈 티볼리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토레스 활약 덕분에 오랜 암흑기에서 빠져 나왔다.

이번에 만나본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도 KG모빌리티의 야심작이다. 국산 최초 픽업트럭 타이틀을 선점한 이 차는 레저에 특화돼 틈새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실제로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은 국내 픽업트럭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이전 세대보다 엔진 성능을 강화하고, 내외장 디자인 변경한 것이 특징이다. 실내 마감재와 옵션사양 고급화 등 상품성도 높였다.

우선 육중하고 강인한 차체가 눈길을 끈다. 전장 5405㎜, 전폭 1950㎜, 전고 1855㎜의 거구다. 도로에서는 대형 버스 운전자와 시야를 마주할 만큼 좌석이 높아 전방 멀리까지 잘 보였다.

쿨멘은 2.2L 저속토크(LET) 디젤 터보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1㎏·m의 성능을 낸다. 디젤 특유의 떨림이나 진동을 최소화했고, 고속 주행에서도 속도를 올리기 수월한 편이었다. 주행감도 안정적이었다.

시승차 옵션으로는 4WD시스템(200만 원), 어드벤처 패키지(175만 원), 사이드&커튼에어백(40만 원) 등이 적용됐다. 데크에 커스터마이징으로 하드쉘 루프탑 텐트(290만 원), 벙커롤바(98만 원)이 장착돼 다양한 활용성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차동기어 잠금장치(LD)를 통해 일반 모델보다 등판 능력은 5.6배, 견인 능력은 4배가량 우수하다. 사륜구동 적용 시 3t까지 견인할 수 있다고 한다. 무거운 요트나 트레일러를 달고 쉽게 달리도록 설계된 것이다. 내리막에선 경사로 자동 저속주행장치(HDC) 기능을 활용하면 좋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내리막에서 차가 적정 속도를 유지하는 기능이다.

운전자를 위한 주행 안전 시스템도 만족스러웠다. 국내 픽업 트럭 중 처음으로 장착한 최첨단 주행안전보조(ADAS) 시스템과 △차선 이탈경고 △전방 추돌경고 △차선 변경경고 △후방 접근경고 등 다양한 안전 주행 기능을 갖췄다. 이전 모델에는 볼 수 없었던 차량 간격을 유지하는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중앙차로 유지보조 기능도 새롭게 추가했다. 해당 기능을 켜보니 자동차 스스로 차로에서 중앙 운행을 유지했다. 급격한 곡선주로에서는 차선 중앙을 벗어나기도 했지만 완만한 곳에서는 정확도가 높았다.

겉모습은 투박하지만 실내는 최신 전자장치를 반영해 화려하다. 전면부는 대담한 가로 리브가 돋보이는 옥타곤(8각형) 형상 전면 그릴과 다이나믹 턴시그널 램프 등을 탑재했다. 실내는 샌드 스톤 베이지 외장 컬러와 산뜻한 베이지 계열 컬러로 조합이 무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고 KG모빌리티가 LG전자와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인포콘을 지원한다. 인포콘 마이카 알람은 차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인포콘 앱을 다운받아 보니 앱을 통해 원격으로 손쉽게 시동을 걸고 차 문을 여닫을 수 있었다.

칸 쿨멘의 데크 용량(VDA 기준)은 1262리터다. 최대 700kg까지 적재할 수 있다. 이 차량에는 ‘2륜모드’, ‘4륜하이’, ‘4륜로우’ 모드가 있어 상황별 다양한 주행이 가능하다. 랙 타입 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R-EPS) 적용으로 핸들링도 부드럽다. 소음진동도 픽업트럭치고는 꽤 조용한 편이다. 공인 복합 연비는 리터당 10.5km으로 실제 연비는 10km대가 나왔다. 오프로드를 위한 AT 타이어를 장착해 연비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됐지만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가격은 3140만~4046만 원으로 책정됐다. 비교 대상으로 꼽히는 쉐보레 콜로라도(4050만~4889만 원)보다 저렴하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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