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업체들, 中시장 아닌 전기차 기술력 보고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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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완성차 업체와 단순 합작회사 설립을 넘어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글로벌 완성차사의 대중(對中) 협력 변화’ 보고서를 내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기존까지 중국 내수시장을 목표로 중국 완성차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왔다.

중국 정부가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중국 회사 지분 50% 이상이 들어간 합작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기업이 보유한 전기차 관련 기술과 경험을 중국 외 시장에서도 활용하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북미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올 5월 중국의 립모터(Leapmotor)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합작사는 립모터 차를 중국 외 지역에서 수출·판매 제조하는 독점 권리를 보유한다. 특히 내년 1분기(1∼3월)까지 립모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A12’를 중국 공장이 아닌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르노 역시 자사 전기차 상품인 ‘트윙고(Twingo)’ 모델 개발을 위해 익명의 중국 자동차 설계 기업과 협력했다. 르노는 이를 통해 2026년까지 프랑스 공장에서 2만 유로(약 2980만 원) 이하 가격으로 새로운 전기차를 생산·출시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중국 기업 간의 협력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건 중국 전기차 경쟁력이 전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 내 전기차 전환 속도는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주요 지역보다 빠르고 신차 개발 주기도 짧다. 또 단순 주행 성능 외에 사용자 경험(UX) 완성도,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요하게 여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