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의 무덤’으로까지 불렸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야외활동 증가로 성장 가능성을 엿본 완성차 업체들이 하나둘씩 픽업트럭을 내놓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000270)는 이달 중 첫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 생산을 위해 오토랜드 화성 1공장 재정비를 마치고 생산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타스만은 기아 브랜드 첫 정통 픽업트럭이다. 내년 상반기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다스만을 차례로 선보이고 야외 활동 중심의 여가 문화를 즐기는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킨다는 계획이다.
KG모빌리티(003620)도 국내 업계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 ‘O100’(프로젝트명)을 개발 중이다. 당초 4분기 출시를 염두에 뒀으나, 내년 초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전신인 쌍용자동차의 무쏘 스포츠·액티언 스포츠·렉스턴 스포츠로 이어지는 ‘픽업 DNA’를 가진 KG모빌리티에서 개발하는 신차여서 기대가 높다.
일찌감치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자리잡은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는 지난달 3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올 뉴 콜로라도’를 5년 만에 선보였다. 많이 오른 가격에도 불구하고 초도물량 400여대가 출시 첫날 ‘완판’에 성공했다.
그동안 픽업트럭은 안락한 세단을 선호하는 자동차 문화와 ‘트럭’에 대한 기피, 좁은 주차환경 등으로 수요가 제한적이었고, 이에 따라 국내외 업체들도 차를 내놓는 데 소극적이었다. 그나마 2019년 약 4만 대의 판매를 기록했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규모는 지난해 1만8000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KAMA(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KG모빌리티의 중형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의 올해 상반기 판매 대수는 643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GM 콜로라도·시에라 판매도 73대, 157대에 그쳤다.
그런데도 국내 완성차 업계가 픽업트럭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성장 잠재성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캠핑·차박 등 야외 활동이 늘면서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포함한 대형 RV(레저용 차량)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일부에선 가족 여가생활을 위한 ‘세컨드카’로 픽업트럭을 찾는다. 화물차로 분류되는 픽업트럭은 배기량과 관계없이 연간 자동차세가 약 2만8000원으로 저렴해 보유 부담이 적다.
국내 출시를 기반으로 수출 성과도 가능하다. ‘픽업트럭의 천국’인 북미권을 비롯해 대형 RV 선호도가 높은 호주·중동·중남미·아프리카 등 시장 진출에서 픽업트럭이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최근 큰 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시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며 “땅이 넓고 비포장도로가 많은 미국·호주 등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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