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누가 되든 전기차 정책 후퇴… 신기술로 승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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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의 ‘2030년 전기차 판매 50% 달성’ 정책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미국 자동차 산업 전문가 16명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자동차 산업 전망’ 보고서를 9일 발간했다. KOTRA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자동차 정책 공약을 네 개로 분류해 분석했다.

보고서는 현행 ‘전기차 의무화’ 목표 이행에 대해 양당 후보 모두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 신차 판매 중 전기차가 50% 이상 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이에 대해 해리스 후보는 “전기차 의무화를 지지하지 않는다”, 트럼프 후보는 “(전기차 구매를 강요하는) 의무명령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부품 수를 줄일 수 있다”며 “생산 인력도 유사하게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OTRA는 “수백만 명의 자동차 산업 종사자들의 고용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양당 대선 후보가 환경 보호라는 당위성만으로 섣불리 정책을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완충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보조금’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후보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고, 미집행된 예산도 철회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해리스 후보는 현행 IRA를 지지하고 있다. IRA 혜택을 노리고 미국에 공장을 짓는 현대자동차그룹이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권에 놓였다.

미국의 한 완성차 업체 재무관리자는 “IRA는 그해 생산·판매한 배터리에 대해 1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의 보조금을 주는데 공장 하나가 보통 40GWh(기가와트시)이기에 조 단위의 보조금을 받는 것”이라며 “배터리 제조사들도 재무제표에서 보조금을 제외하면 수익성이 마이너스로 전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IRA 혜택을 미국 기업에만 한정하는 등의 방향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며 “합작법인이 가장 이상적 방안”이라고 분석했다.

단계별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자동차 환경 규제’에 대해 해리스 후보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빠르게 전환해야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후보는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對)중국 정책’은 양당 후보가 모두 중국 전기차를 배제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기술력을 기르고 친환경 부품 개발로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OTRA는 “전기차 전환기 주요 화두는 차량 경량화를 통한 주행 효율성 향상”이라며 “배터리 케이스도 유리 섬유 플라스틱을 활용해 경량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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