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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처음이라도 그렇지” 10억짜리 전기차 공개하자 욕먹는 페라리의 ‘이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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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첫 전기차, 공개하자마자 조롱받았다

페라리의 첫 순수 전기차 루체가 드디어 공개됐다.

지난 7개월 동안 파워트레인과 실내 일부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기대감을 키워온 모델이다.

하지만 전체 디자인이 공개되자 반응은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페라리 특유의 날카롭고 감성적인 디자인이 사라졌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모욕이다”, “끔찍하게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페라리 입장에서는 전동화 시대를 여는 상징적인 신차였지만, 공개 직후부터 조롱의 대상이 된 셈이다.

특히 루체는 애플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니 아이브와 산업 디자이너 마크 뉴슨이 디자인에 참여해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값과 달리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차가웠다.


제로백 2.5초, 성능은 분명 괴물급이다

루체는 성능만 놓고 보면 페라리다운 수치를 갖췄다.

총 1000마력 이상을 발휘하는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단 2.5초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구현한 것이다.

슈퍼카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차답게 숫자상 성능은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성능이 아니었다.

페라리 팬들이 기대했던 것은 단순히 빠른 차가 아니었다.

엔진 소리, 차체 비율, 공격적인 디자인, 운전자가 느끼는 감성까지 모두 포함된 ‘페라리다운 경험’이었다.

루체는 성능은 강력했지만, 그 감성에서 기존 팬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 회장까지 “엠블럼 떼라” 독설

가장 강한 비판은 페라리 내부를 잘 아는 인물에게서 나왔다.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페라리 회장은 루체를 두고 “적어도 중국인들이 카피하지는 않을 차”라고 조롱했다.

이는 디자인이 너무 별로라 중국 업체조차 베끼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루체에서 페라리의 상징인 ‘도약하는 말’ 엠블럼만큼은 떼어내길 바란다고까지 말했다.

전직 회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파장은 더 컸다.

일반 네티즌의 혹평과 달리, 페라리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이 공개적으로 독설을 던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루체가 단순히 디자인 호불호를 넘어 브랜드 정체성 논란에 휘말렸다는 뜻이다.

페라리에게 엠블럼은 단순한 로고가 아니다.

역사와 감성, 엔진 사운드와 레이싱 이미지를 모두 담은 상징이다.

그 엠블럼을 떼라는 말은 루체가 페라리답지 않다는 가장 강한 비판에 가깝다.


주가도 하루 만에 8.5% 폭락했다

시장 반응도 차가웠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루체 공개 직후 페라리 주가는 밀라노 증시에서 하루 만에 8.5% 폭락했다.

신차 공개가 기대감으로 이어지기는커녕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운 것이다.

페라리 측은 루체에 대해 혁신의 깃발을 전진시킨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은 디자인과 전략 모두에 의문을 던졌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을 겪고 있다.

특히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에게 전기차 전환은 더 어려운 문제다.

엔진음이 사라지고, 배터리 무게가 늘어나며, 내연기관 슈퍼카 특유의 감성을 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루체의 주가 충격은 전기차 자체보다 페라리가 전동화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정체성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불안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람보르기니도 전기차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페라리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아니다.

라이벌 람보르기니도 전기차 전환 계획을 조정했다.

람보르기니는 당초 2030년까지 첫 순수 전기차 란자도르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 계획을 취소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방향을 바꿨다.

슈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CEO는 고객들이 람보르기니를 사는 이유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슈퍼카 브랜드가 전기차로 이동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을 보여준다.

로터스, 애스턴 마틴, 맥라렌도 전기차 출시를 2030년대 이후로 미루거나 하이브리드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포르쉐 역시 급격한 전기차 전환 이후 부담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페라리가 루체를 정면으로 내놓은 것은 매우 과감한 승부수다.

하지만 공개 직후 반응만 보면 그 승부수는 적어도 첫인상에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페라리의 진짜 목표는 기존 팬이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페라리는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는 전혀 두렵지 않다며 루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다만 2030년까지 전체 라인업 중 전기차 비중을 50%로 가져가겠다던 목표는 20%로 낮췄다.

시장 상황을 의식한 현실 조정으로 볼 수 있다.

루체의 이탈리아 현지 시작 가격은 55만 유로, 한화 약 10억 원 수준이다.

한정판 슈퍼카를 제외한 정규 라인업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흥미로운 점은 페라리가 루체에 한해 기존 우수 고객에게만 우선권을 주던 관행을 깨기로 했다는 점이다.

신규 고객과 기존 고객에게 동일한 우선순위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루체의 핵심 타깃이 전통적인 페라리 컬렉터가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젊은 테크 부호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기존 팬들이 루체를 페라리답지 않다고 비판해도, 새로운 부자 고객층이 주문한다면 페라리의 계산은 맞아떨어질 수 있다.

결국 루체는 페라리의 전통을 지키는 차가 아니라,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위험한 실험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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