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제 끝물인가”… 세계 1위 BYD도 흔들리는 진짜 이유


2026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사실상 ‘성장 피로 구간’에 진입했다. 1~8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에 그쳤고, 8월 단월 증가율은 1.8%까지 쪼그라들었다. 중국 내수는 7.8% 역성장하며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았고, 유럽과 아시아(중국 제외)는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며 성장 축의 이동을 뚜렷이 보여줬다.
선두 BYD는 판매량이 16.1% 감소하며 흔들렸고, 현대자동차그룹은 20%대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후발 브랜드에 밀려 순위가 두 계단 하락했다.
BEV 비중 72%로 확대, 중국 제외 지역이 성장 견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8월 전 세계에 인도된 순수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총 1372만 50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2020~202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던 시장이 성숙·경쟁 심화 단계로 전환하고 있음을 수치로 확인해주는 결과다.
차종별로는 BEV가 987만 6000여 대로 13.5% 증가한 반면, PHEV는 384만 9000여 대로 9.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전기차 시장에서 BEV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67.1%에서 72.0%로 올라섰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인도된 BEV·PHEV는 622만 3000여 대로 28.9%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 성장률(5.9%)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 내수 7.8% 역성장…BYD 점유율 20.2%→16.0%로 추락

중국은 750만 2000여 대로 여전히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글로벌 점유율은 62.8%에서 54.7%로 8.1%포인트(p)나 급락했다.
그 여파는 1위 BYD에 가장 크게 나타났다. BYD의 1~8월 인도량은 219만 30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고, 글로벌 점유율은 20.2%에서 16.0%로 4.2%p 하락했다. 중국 내 인도량이 33.6%나 줄어든 탓이다. 다만 BYD는 유럽(+76.5%)과 중국 제외 아시아(+54.7%)에서 수출을 빠르게 확대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대차그룹, 20% 성장에도 9위로 밀려
제조사별 순위에서는 중국 지리가 2.0% 증가한 136만여 대로 2위를, 미국 테슬라가 8.3% 증가한 107만 9000여 대로 3위를 각각 유지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2.3% 증가한 88만 300여 대로 4위,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은 19.5% 증가한 86만 4500여 대로 5위를 지켰다. 6위는 창안자동차로 5.6% 증가한 58만 2100여 대를 기록했다.
주목되는 것은 7위와 8위를 차지한 체리와 립모터다. 중국 체리는 전년 동기 대비 35.0% 증가한 54만 5300여 대, 립모터는 69.3% 급증한 51만 4400여 대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각각 순위를 끌어올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49만 9500대로 전년 동기(41만 4800대) 대비 20.4%라는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체리·립모터에 밀려 글로벌 순위가 7위에서 9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판매량 성장과 순위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아이러니한 결과다.

유럽 29% 고성장, 북미는 24.9% 급감…정책이 시장을 켜고 끈다
지역별 성적표는 정책의 힘을 여실히 드러냈다. 유럽은 331만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0% 증가하며 글로벌 2위 시장 자리를 공고히 했다. 점유율은 19.8%에서 24.1%로 상승했다.
반면 북미는 95만 40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9% 급감했다. 점유율은 9.8%에서 7.0%로 2.8%p 하락하며, 지난해 3위 자리를 아시아(중국 제외)에 내줬다.
아시아 신흥국 77% 폭증, 한국·인도네시아가 이끈다
아시아(중국 제외) 시장은 130만 10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77.0% 폭증하며 북미를 제치고 글로벌 3위에 올랐다. 점유율도 5.7%에서 9.5%로 3.8%p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한국(81.3%), 인도네시아(102.4%), 베트남(76.3%), 태국(73.8%), 인도(56.8%) 순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니켈 등 원자재 생산국에서 전기차 소비 시장으로의 빠른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기타 지역도 65만 8000여 대로 156.4%나 급증하며 점유율이 2.0%에서 4.8%로 상승했다. 브라질(148.0%)과 호주(135.8%)가 성장을 이끌었다.
배터리 시장은 19.7% 성장…중국 CATL 독주 체제 강화
전기차 판매 성장률(5.9%)과 달리, 배터리 사용량 성장률은 더 높다. 2026년 1~8월 EV·PHEV·HEV를 포함한 글로벌 배터리 총사용량은 약 844.2GWh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CATL이 333.0GWh, 점유율 39.4%로 독주 체제를 강화했으며, 전년 대비 25.2% 증가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약 73.3%에 달하는 반면,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점유율은 3.9%p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