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켰죠? 과태료 내세요” 10월 부터 지갑 털리기 시작한 운전자들
단속은 진짜, 벌점은 아직
범칙금 3만 원, 신고 과태료 4만 원
벌점 10점은 빨라야 2027년 중반
소문이 법보다 빨랐다

“10월부터 깜빡이 안 켜면 벌점 10점이라던데요.” 요즘 운전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도는 말입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경찰이 10월부터 12월까지 방향지시등 미점등을 집중 단속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벌점 10점은 아직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이 소문이 빠르게 퍼진 이유는 단순합니다. ‘집중단속’과 ‘벌점 개정 추진’이라는 서로 다른 두 뉴스가 같은 시기에 나왔고, 사람들은 둘을 하나로 묶어 기억했습니다. 게다가 벌점이라는 단어는 면허와 직결되는 느낌이라 과태료 몇만 원보다 훨씬 무겁게 들립니다.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방향지시등 미점등에 대한 처벌은 10월에 새로 생긴 것이 아니라 1973년부터 있던 규정입니다. 소문은 틀렸지만, 깜빡이를 안 켜도 된다는 결론은 더 크게 틀렸습니다.
처벌은 세 겹으로 나뉜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서로 다른 세 가지를 구분해야 정확히 보입니다. 이미 적용 중인 규정, 석 달 동안의 집중단속, 아직 오지 않은 개정안입니다.
■ 현행 규정: 현장 단속 시 승용차 범칙금 3만 원, 공익신고로 적발되면 과태료 4만 원
■ 집중단속: 10월부터 12월까지 방향지시등 미점등 중점 단속
■ 개정안: 미점등에 벌점 10점 부과를 추진 중이며 시행은 빨라도 2027년 중반 전망
■ 켜야 하는 시점: 일반도로는 방향을 바꾸기 30m 전, 고속도로는 100m 전
숫자를 놓고 보면 역설이 보입니다. 경찰이 직접 잡으면 3만 원인데, 뒤차 블랙박스에 찍혀 신고당하면 4만 원입니다. 지갑 기준으로는 경찰보다 블랙박스가 더 비싸고, 실제로 걸릴 확률도 신고 쪽이 훨씬 높습니다.
▲ 회전교차로는 진입할 때 좌측, 빠져나올 때 우측 방향지시등
▲ 차로 변경도 방향 전환과 같은 거리 기준으로 신호
▲ 내 차 블랙박스를 증거가 남는 장비라고 생각하고 운전하기
한 가지는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방향지시등 미점등 공익신고는 약 149만7천 건인데, 이는 적발된 운전자 수가 아니라 접수된 신고 건수입니다.
단속의 주인이 바뀌었다

3년간 149만7천 건을 일수로 나누면 하루 평균 약 1,370건입니다. 방향지시등 문제는 단속이 모자란 게 아니라 신고가 이미 일상이 됐다는 뜻입니다. 단속의 중심은 도로 위 경찰에서 운전자들의 스마트폰으로 옮겨 온 지 오래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벌점 개정안의 무게도 달라집니다. 현장 단속은 인력의 한계가 있지만 영상 신고는 24시간 쌓입니다. 벌점이 붙는 순간 신고 한 건이 면허 점수에 닿는 일이 되고, 신고 문화는 한 단계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사소한 건까지 몰리는 신고를 어떻게 걸러낼지도 함께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이번 소문이 남긴 교훈은 가짜 정보 하나가 아닙니다. 처벌 체계가 경찰의 눈에서 모두의 블랙박스로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깜빡이는 이제 예절이 아니라, 영상으로 남는 의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