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도 강제 적용” 10월부터 무조건 적용되는 250만원 옵션
상습 음주운전자 대상 조건부 면허…10월 실제 적용 단계 진입
27일 대리기사용 사용 안내 공개, 차주 대신 운전해도 측정 절차
장착 비용만큼 중요한 운영…연 2회 이상 운행기록 제출·검사
차주가 옆자리에 있어도 운전자는 측정한다

술을 마신 차주가 대리운전을 불렀다. 운전석에 앉은 기사는 출발하기 전에 자신의 호흡부터 측정해야 한다. 음주운전 방지장치가 설치된 차량에서는 대리운전도 평소와 같은 시동 절차로 시작되지 않는다.
10월 27일 오비맥주와 한국도로교통공단, 티맵모빌리티가 대리기사용 장치 사용 안내 영상을 공개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조건부 면허 발급이 시작되면서 실제로 이런 차를 만날 운전자에게 사용법을 알리기 위해서다. 차주에게 붙은 시동 제한이 대리기사의 출발 절차까지 바꾸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영상은 국내 제조·공급업체 4곳의 제품별로 만들어져 티맵 대리 앱에 공개됐다. 장치를 작동시키고 호흡을 측정한 뒤 결과를 확인하고 시동을 거는 과정이 담겼다. 같은 목적의 장치라도 제품마다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 셈이다.
방지장치는 운전자의 호흡에서 일정 기준 이상의 알코올이 감지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한다. 대리기사가 운전한다고 이 확인 과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차를 실제로 움직일 사람이 절차를 거친다는 점에서 제도의 취지가 드러난다.
여기서 차주를 대신해 운전하는 것과 차주가 운전하도록 측정만 대신해 주는 것은 전혀 다른 행동이다. 대리운전은 술을 마시지 않은 기사가 차량을 운행하는 서비스다. 방지장치가 그 서비스의 출발을 방해하지 않으려면 기사도 장치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운전석에 처음 앉아 낯선 장치를 만지는 순간에는 기본적인 안내가 중요해진다. 무작정 기다릴지, 다시 측정할지, 어떤 표시를 확인해야 하는지 모르면 출발부터 지연된다. 이번 영상의 가치는 제도를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차를 움직이는 순서까지 다룬다는 데 있다.
250만 원을 내면 누구나 운전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TV조선은 26일 장치 설치 비용을 약 250만 원으로 소개했다. 운전자가 부담하는 장착 비용 수준을 전한 것으로, 모든 차주에게 부과되는 고정 과태료는 아니다. 일반 운전자 전체가 장치를 달아야 하는 제도도 아니다.
조건부 면허는 법정 요건을 충족한 반복 음주운전 등의 위반자를 대상으로 한다. 면허 취소 후 결격기간을 거쳐 다시 면허를 받는 경우에도, 정해진 기간 방지장치 설치 차량만 운전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대상은 음주운전과 측정 불응·방해 등 위반 이력 및 면허 상태에 따라 정해진다.
날짜도 두 개를 구분하면 이해가 쉽다. 법에 따른 제도 시행은 2024년 10월 25일이고, 경찰청·한국도로교통공단이 안내한 최초 적용일은 2026년 10월 24일이다. 결격기간을 거친 대상자가 나오는 시점이다. 27일 보도는 26일부터 조건부 면허 발급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면허를 다시 땄다는 사실만으로 예전의 운전 조건이 그대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차를 바꿔 타거나 다른 사람의 차량을 잠시 모는 일도 조건부 면허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장치 값은 운전 제한을 없애는 비용이 아니라 그 제한을 이행하기 위한 비용이다.
설치보다 어려운 일은 매번 제대로 쓰게 하는 것

방지장치의 장점은 개입 시점에 있다. 도로에 나온 뒤 단속하는 것보다 앞서, 운전자가 시동을 걸려는 순간에 확인한다. 술을 마신 사람이 자신의 상태를 낙관적으로 판단해도 차가 그대로 따라 움직이지 않도록 한 것이다.
그만큼 설치 이후의 관리가 중요하다. 도로교통법은 운행기록 제출과 정상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검사를 연 2회 이상 받도록 한다. 차에 기계를 붙여 놓았다는 사실만으로 제도의 역할이 끝나는 구조는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대상 운전자 외에도 대리기사, 정비 담당자 등 차를 다루는 사람이 장치를 접하게 된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맞게 사용법을 알아야 정상적인 운행과 정비가 이어진다. 대리기사용 안내가 도입 초기에 함께 나온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 제도는 운전자의 약속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장치다. 그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재위반을 줄이는지는 앞으로 운영 결과로 평가할 일이다. 우선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술을 마신 차주의 자동차에서 안전하게 귀가를 돕는 대리기사도, 이제는 시동 버튼 앞에서 한 단계 더 거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