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마이바흐 첫 전기차 ‘EQS680 SUV’ 첫선… 아쉬운 성능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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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는 17일 고급 브랜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첫 전기차 모델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마이바흐 EQS SUV)’를 처음 선보였다. 대중에는 18일(현지 시간)부터 열리는 2023 상하이모터쇼를 통해 공개한다.

마아바흐 EQS SUV는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를 기반으로 럭셔리 디자인 요소와 사양이 추가된 모델로 볼 수 있다. 전체적인 모습도 벤츠 EQS SUV와 비슷하다. EQS SUV도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기 때문에 충분히 고급스럽게 만들어졌지만 마이바흐 EQS SUV는 더욱 호사스럽게 꾸며진 모델이다. 벤츠 측은 전기차 시대에 수준 높은 럭셔리를 새롭게 정의하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트림이름은 EQS680 SUV다. 450과 580이 붙은 벤츠 EQS SUV보다 숫자가 높다. 이름에 붙은 숫자를 통해 성능과 탑재된 사양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680은 내연기관 최상위 모델에 해당하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S680)에도 적용됐던 숫자다. 전기차 버전도 플래그십 모델에 숫자 680을 최상위 트림이름으로 채용한 모습이다. 전기모터 성능은 다소 의외다.

벤츠에 따르면 마이바흐 EQS680 SUV는 최고출력이 484kW, 최대토크는 960Nm이다. 익숙한 단위로 환산하면 약 650마력의 최고출력과 96.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강력한 동력성능이지만 독보적인 수준은 아니다. 앞서 세단 전기차 EQS의 고성능 버전인 메르세데스-AMG EQS53 4매틱+를 통해 선보였던 성능이다. 플래그십 중의 플래그십 모델이기 때문에 독보적인 성능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 특히 벤츠는 EQS53 4매틱+를 공개할 당시 ‘AMG 전용’ 전기모터가 탑재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마이바흐 모델에도 탑재되면서 해당 전기모터는 AMG와 마이바흐에 두루 사용되는 범용 제품으로 거듭났다.

일각에서는 벤츠가 전기모터 성능 분야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전동화 전환을 꾀하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고성능 전기모터 개발을 추진하거나 관련 업체를 모색하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 각 브랜드별 특성을 살린 전기차 라인업을 어느 정도 갖추면 결국에는 전기차도 성능 경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성능 차별화가 요구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선도업체 테슬라는 한 발 앞서 최고출력이 1020마력에 달하는 ‘플래드’ 라인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벤츠의 경우 결과적으로 메르세데스-AMG 53 버전과 메르세데스-마이바흐 680 버전은 현재 기준으로 성능이 동일한 셈이다.

성능 차별화 부분은 아쉽지만 사실 마이바흐는 강력한 성능보다는 럭셔리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다. 벤츠는 외관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차별화하고 장인정신으로 안락하면서 럭셔리한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뒷좌석 탑승객 편안함을 극대화한 마이바흐 주행 프로그램과 이그제큐티브 시트, 쇼퍼 패키지 등 호사스러운 사양을 대거 탑재해 차원이 다른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외관의 경우 ‘좋은 것은 반드시 아름다워야 한다’는 마이바흐 철학을 반영했다고 한다. 투톤 외장 컬러(선택사양)와 화려한 크롬 장식, 21~22인치 크롬 휠과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 전용 범퍼, 고광택 블랙 휠 아치, 전용 엠블럼 등 마이바흐 특유의 디자인 요소가 더해졌다. 차체 크기는 일반 버전 벤츠 EQS SUV(5125x1959x1718)와 비슷하지만 폭과 키를 조금씩 키웠다. 글로벌 기준이기 때문에 국가별로 약간씩 오차가 있을 수도 있다. 마이바흐 EQS SUV의 경우 길이와 너비가 각각 5125mm, 2034mm, 높이는 1721mm다. 휠베이스는 3210mm로 동일하다.

실내 구성도 기본적으로 일반 버전 EQS SUV와 비슷하다. 3개의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합쳐진 MBUX 하이퍼스크린은 마이바흐 전용 화면이 더해졌고 계기반은 마이바흐 모드 설정을 지원한다. 시트는 에스프레소 브라운과 발라오 브라운 펄 컬러가 조합된 마이바흐 전용 나파 가죽이 기본 제공된다. 화이트와 실버 그레이 펄로 이뤄진 마누팍투어 나파 가죽 시트는 선택사양으로 제공된다.

뒷좌석은 7인승인 일반 모델과 달리 4인승 구조로 이뤄졌다. 고급 라운지를 연상시키도록 구현했다고 한다. 앞좌석과 동일하게 통풍과 마사지, 목과 어깨 온열 등 고급 기능을 포함한 이그제큐티브 시트가 기본 장착됐고 쇼퍼 패키지는 종아리 마사지 기능을 지원한다. 또한 뒷좌석 탑승객이 리클라이닝 기능을 선택하면 조수석 시트가 자동으로 접혀 뒷좌석 공간을 더욱 넓혀준다. 뒷좌석 인포테인먼트 장치는 11.6인치 풀HD 터치스크린 2개가 운전석과 조수석 헤드레스트 뒤에 장착됐고 뒷좌석용 7인치 태블릿도 제공된다. 태블릿은 차량 주요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MBUX 인테리어 어시스턴트가 탑재됐다.

벤츠 측은 마이바흐 EQS SUV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럭셔리를 동시에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브랜드 최초로 시트 커버 등 실내 마감 소재로 ‘베지터블 탠 가죽(vegetable-tanned leather)’을 사용했다고 한다. 베지터블 탠 가죽은 식물성 성분으로 무두질한 가죽 소재를 말한다. 동물로부터 확보한 가죽이긴 하지만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특수 가공을 거친다. 튼튼하고 가죽 특유의 질감을 느낄 수 있지만 생산에 오랜시간이 걸리고 열이나 물에 약한 것이 단점이다. 벤츠는 가죽 태닝 원료로 커피원두 껍질을 사용했고 유화가지 공정 원료를 실물성 성분을 기반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가죽을 공정하는 기준을 정립하고 사육장부터 최종 완제품까지 전체 가죽 공급 체인을 검토했다고 한다. 가죽 공급업체들이 불법 삼림 벌채나 자연림 훼손 없이 방목장을 운영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지키도록 했다. 이밖에 다양한 부품과 소재들도 재활용 알루미늄 등을 활용해 확보했다.

배터리는 EQS SUV 일반 모델과 마찬가지로 중국 CATL이 공급한 NCM 삼원계 배터리 셀을 사용한다. 용량은 107.1kW로 차이가 없다. 인증 전이지만 유럽 WLTP 기준으로 최대 600km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인증 기준으로는 주행거리가 짧아질 전망이다.

주행 관련 사양으로는 전고를 최대 35mm 높일 수 있는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된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 조향각이 최대 4.5도인 리어액슬스티어링(뒷바퀴 조향), 마이바흐 모드를 포함한 다이내믹 셀렉트 주행모드 선택 기능 등이 적용됐다. 마이바흐 모드는 기존 컴포트 모드를 대체하는 전용 기능으로 편안한 뒷좌석 승차감 구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편의사양으로는 대형 헤파 필터를 포함한 공기청정패키지,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과 15개 스피커로 구성된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전용 향기를 제공하는 에어 밸런스 패키지 등이 더해진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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