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나 EV 화재 원인 “배터리 내부단락”…4년만 결론에도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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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발생했던 코나 전기차(EV) 화재 원인이 밝혀졌다. 조사를 실시한 자동차안전연구원은 배터리셀 내부단락(합선)을 지목했다. 사실상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최근 ‘현대 코나 전기차 주차 중 화재 발생 제작결함조사 결과보고서’에서 “고전압배터리팩(BSA)의 배터리셀 내부단락에 의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현대자동차가 실시한 리콜조치가 적절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회수된 배터리를 분해하고 분석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셀 내부는 음극, 양극, 양극단이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분리막, 리튬이온이 전극으로 이동할 수 있는 매개체인 전해액으로 구성된다. 양극과 음극에 달린 탭리드는 양·음극판을 연결해 외부로 전기를 입출력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원은 음극탭리드가 접히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바라봤다. 이로 인해 리튬 부산물이 발생했고 셀 내부에서 합선이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음극탭리드가 접히면서 리튬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됐다. 탭리드 주변으로 리튬 부산물이 형성됐으며 지속된 사용으로 부산물이 성장했다. 성장한 부산물 때문에 양극탭리드에서 합선이 일어났다고 본 것이다.

화재 재현 시험도 진행했다. 열충격, 진동 등 외부 요인은 원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배터리 외부 합선에 의한 화재 모사 시험도 했지만, 실제 차량 화재 시 조건들과 달랐다. 결국 열 폭주 시험(내부 단락에 의한 화재 모사) 결과를 바탕으로 배터리셀 내부 단락 화재로 ‘추정’했다.

코나 EV 화재는 2019년 7월 28일 강원 강릉에서부터 시작됐다. 조사 결과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16건이다. 지난해 4월 제주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외에서도 12건 사례가 있었다. 최근 화재는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발생했다.

현대차는 화재 이후 2차례 공개 무상 수리와 리콜을 시행했다. 1·2차 공개 무상 수리와 1차 리콜에선 BMS(배터리 관리체계) 로직을 업데이트했다. 2차 리콜에선 업데이트와 함께 배터리를 교체했다. 대상은 2018년 5월 11일부터 2020년 3월 13일까지 제작된 코나 EV다(2만5083대, 동일 배터리 탑재한 아이오닉 전기차 1314대·일렉시티 302대 포함).

현대차는 부품제조사(LG에너지솔루션)와 함께 그동안 화재 원인 규명 및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화재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배터리를 개선하고 BMS 로직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배터리에는 양극 절연 코팅을 넣어 리튬 부산물이 발생해도 합선 가능성을 낮췄으며, 배터리에 문제가 있더라도 BMS를 통해 사전대응이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결론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연구원은 음극탭리드가 접히는 현상이 배터리셀 제조 공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부산물이 왜 합선을 일으키는지에 대해 밝히지 못했다. 연구원은 ‘추정’이라는 단어를 쓴 것에 대해 “(내부단락이 왜 일어나는지 등) 화재 발생의 구체적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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