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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EV부터 만들라고요?”…현대차 디자이너에 떨어진 특명

4월 25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시에서 왼쪽부터 최홍석 현대차 책임연구원, 문선회 책임연구원, 권기일 책임연구원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4월 25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시에서 왼쪽부터 최홍석 현대차 책임연구원, 문선회 책임연구원, 권기일 책임연구원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최근 출시한 2세대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EV)은 현대자동차 최초로 ‘전기차’부터 디자인을 시작해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 등으로 뻗어나간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물론 전 세계 완성차 업계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최홍석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25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나 “이번 코나 모델이 전기차만 나왔으면 오히려 디자인하기 쉬웠을 것”이라며 “전기차만의 디자인 요소를 내연기관차까지 고루 적용해야 하니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고 시행착오가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전기차부터 디자인하니…내연기관·하이브리드·N라인에 모두 ‘전기차스러움’ 적용

25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시에서 최홍석 현대차 책임연구원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25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시에서 최홍석 현대차 책임연구원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코나는 현대차 내에서 가장 많은 파워트레인 종류를 가진 모델이다. 가솔린 엔진을 얹은 내연기관차부터 여기에 성능을 강조한 디자인을 채택한 N라인에 전기차까지 있다.

최 책임연구원은 차량 파워트레인 종류마다 지향해야 하는 디자인이 따로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내연기관차와 N라인은 코나가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인만큼 오프로더 성향이 담긴 각진 디자인이 돼야하고, 연비·전비가 중요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는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디자인에 단순하고 친환경적인 이미지가 담겨야 한다는 얘기다.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의 후면부. 하단에 픽셀 반사등이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의 후면부. 하단에 픽셀 반사등이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특히 전기차는 엔진이 없는만큼 주행시 엔진을 식혀주는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다. 이번 코나에선 그릴 디자인을 완성한 후 전기차 모델에서 이를 뺀 게 아니라, 그릴이 없어도 자연스러운 외부 디자인을 먼저 고안했다.

최 책임연구원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막혀있다는 느낌보다 전면부 모습이 전기차 특유의 깔끔한 느낌을 낼 수 있게끔 디자인했다”며 “ICE(내연기관차)에선 EV보다 입체적인 범퍼를 새로 만들어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의 핸들. 모스부호로 H를 뜻하는 픽셀 네 개가 차례로 배치됐다/사진=이강준 기자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의 핸들. 모스부호로 H를 뜻하는 픽셀 네 개가 차례로 배치됐다/사진=이강준 기자

내부에도 코나 일렉트릭만의 전기차다운 디자인이 곳곳에 배치됐다. 기존 코나와 달리 운전부 하단에 기어 노브를 둬서 1열 좌석 가운데 콘솔 박스의 적재 공간을 키웠다. 현대차 아이오닉5부터 차량 핸들에 기존 로고가 빠지고 모스부호로 현대의 ‘H’를 뜻하는 작은 원 네 개가 들어갔는데, 코나 일렉트릭은 이를 픽셀로 표현했다. 전기차 특성에 맞게 차량 바닥도 평평하게 만들었다.

현대차 전기차의 디자인 언어는 픽셀이다. 코나 일렉트릭에도 내연기관차 모델과 달리 전·후면 범퍼에 픽셀이 들어갔다. 문선회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현대차 전기차는 아이오닉5때부터 ‘픽셀’을 반드시 얹었다”며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는 아니지만 디자인을 통해 최대한 전기차의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고 답했다.

25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시에서 문선회 현대차 책임연구원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25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시에서 문선회 현대차 책임연구원이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V2L·프렁크 등 사용성도 개선…”앞으로 나올 전기차에도 노하우 살릴 것”

전기차 이미지에 맞게 친환경 소재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코나 일렉트릭엔 타 모델엔 없는 ‘에코 패키지’가 들어간다. 권기일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에코 패키지는 재활용 소재를 헤드라이닝과 플로어 매트에 적용한 게 특징”이라며 “친환경적인 전기차의 특성과 궤를 같이 한다”고 했다.

전기차만의 편리한 사용성을 위해 여러 개선점도 적용했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220V 외부 전원으로 뽑아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의 콘센트 위치가 2열 시트 하단에서 가운데 송풍구 방향으로 이동했다. 기존 콘센트는 2열 승객의 다리에 전선이 걸려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의 V2L 콘센트는 송풍구 하단에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의 V2L 콘센트는 송풍구 하단에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엔진이 필요 없어 이 공간을 트렁크로 활용하는 ‘프렁크(프론트+트렁크)’도 새로 얹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전 세대 코나 일렉트릭엔 전기차 시장이 지금만큼 커지지 않아 프렁크가 없었지만, 신형 전기차엔 투입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연기관차 기반 전기차인만큼 충전 포트는 차량 뒷부분이 아닌 기존 코나처럼 앞부분에 배치됐다.

이들 디자이너들의 경험과 노하우는 앞으로 나올 현대차 신 모델에 요긴하게 쓰일 예정이다. 이들은 “이번 코나 일렉트릭의 디자인 특장점을 앞으로 출시될 전기차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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