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유럽 시장에 선보였다.
기아는 지난 15일부터 독일에서 개최한 ‘기아 브랜드 써밋(The Kia Brand Summit)’을 통해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20여 유럽 주요 국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신차 EV9을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중장기 브랜드 전동화 전략도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전기차 신차를 현지에서 처음 공개하고 전동화에 중점을 둔 브랜드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원정 기아 유럽권역본부장 전무는 “기아는 상품성이 우수한 전기차와 혁신적인 커넥티드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경험을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아는 유럽 현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국산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첫 전용 전기차 EV6가 지난해 ‘유럽 올해의 자동차(COTY)’에 올랐다. 현지 상승세를 발판삼아 이번에 두 번째 전용 전기차 EV9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V9은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돼 넓은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외관 디자인도 웅장한 느낌을 강조한다. 다른 브랜드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창적인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첨단사양도 집약했다. 일정 구간 주행 시 핸들에서 손을 뗄 수 있는 레벨3 수준 자율주행 기능인 ‘고속도로자율주행(HDP)’을 비롯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Over-the-air), 구독 방식으로 무선 업데이트를 활용해 사양을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기아 커넥트스토어, 기아 브랜드 첫 5.1채널 사운드시스템(메리디안) 등이 적용됐다. 지속가능한 10가지 소재를 실내 주요 내장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기아에 따르면 EV9은 올해 하반기 유럽 시장에 출시 예정이다. 현지 주력 외장 컬러로는 오션매트블루를 앞세운다. 전면 디자인 일부가 한국, 미국 판매 모델과 다르다고 한다.
신차 소개와 함께 현지 전기차 판매 목표도 공개했다. 기아는 올해 유럽에서 전기차 9만30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30년까지는 판매대수를 51만500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유럽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올해 17%에서 2030년 74%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충전의 경우 현지 충전 인프라 업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관련 편의를 제고하면서 유럽 내 충전 생태계 구축에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현재 기아는 파트너업체 협력을 통해 유럽 28개국에서 50만기 이상 충전 거점을 제공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