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을, 핸드크림 향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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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수는 대략적 유분 함량을 의미한다. ★★★는 유분 풍부한 건조 피부용, ★는 산뜻하고 수분 함량 높은 제품이다.

향의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영역을 자랑하는 플로럴 계열. 여름용엔 이름 모를 들꽃과 풀 냄새도 섞여 있다면, 가을부터 초봄까지는 바로 어떤 꽃인지 알 수 있는 존재감 강한 한두 가지에 우디, 앰버, 머스크가 베이스 노트로 진하게 깔린 제품이 많다. 계절 탓에 발향이 느린 대신 오래 가면서 부담스럽지 않게 체향이 된다.

탬버린즈 쉘 퍼퓸 핸드 이브닝 글로우 ★: 허브 딜의 상쾌함이 지나가면 따스하고 달콤한 장미, 라즈베리 향이 피어나고 나무, 흙이 떠오르는 자연의 향이 남는다. 15mL 1만8천5백원. 30mL 3만2천원. 아로마티카 멜로우니스 핸드크림 ★★: 목련과 샌달우드 에센셜 오일을 함유해 아로마테라피 효과도 있는 고혹적인 꽃 향, 주름개선 기능성. 30mL 1만3천원. 베나모르 자카란다 모이스처라이징 핸드크림 ★★★: 남미와 남유럽, 아프리카에 연중 며칠만 흐드러지게 피는 자카란다의 따뜻하고 풍요로운 꽃 향. 30mL 2만원.
나무

잘 나이 든 나무, 오래된 사원이나 고궁에 은은히 배어 있는 기품 있는 목재와 수지의 향. 샌달우드, 가이악우드, 시더우드 등의 천연 향부터 가상의 나무까지 담아낸 핸드크림이 많은데 그 종류와 조향에 따라 신선한 과일을 차려 놓은 나무 테이블부터 영적 행사를 치르는 제단 느낌까지 다채롭게 변신한다.

르페르소나 우든 페이스 ★★: 꽃과 과일, 이국적 향신료 향이 밴 듯한 고고하고 성숙한 나무 향. 55mL 2만5천원. 페사드 오우드 블론드 ★★: 가벼운 꽃 향과 상쾌한 풀, 나뭇잎 향이 지나가면 침향과 가이악 우드, 머스크가 묵직하게 자리잡는다. 50mL 2만5천원. 엘롭 사헨오드 ★: 건조한 나무 숲에 신비로운 꽃과 향신료 향이 한 줄기 지나가는 부담 없는 우디. 50mL 2만8백원.
디저트

케이크, 비스킷, 크림, 캐러멜, 단 견과류 스낵. 달콤하거나 고소한 디저트가 떠오르는 구어멍드(Gourmand) 계열은 쌀쌀할 때 기분마저 따스하게 데워주는 향이다. 하지만 평소 단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구어멍드 향도 취향에 안 맞을 확률이 높단 사실.

쿠오카 로즈케이크 핸드크림 ★★: 장미에 달콤한 크림 향이 어우러지고 우디가 가볍게 남는 프렌치 디저트 같은 향. 50mL 2만5천원. 토일렛페이퍼 뷰티 핸드크림 ★★★: 파우더리한 바탕에 설탕 뿌린 아몬드처럼 고소하고 달콤한 향. 묽지만 오일 함량 높아 보습력도 좋다. 30mL 3만3천원. 로라메르시에 수플레 핸드크림 앰버 바닐라 ★★: 달콤한 바닐라와 따스하고 깊이 있는 앰버가 어우러진 어른들의 디저트 느낌. 59g 3만9천원.

열대 우림, 냉대 침엽수림처럼종류는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숲 향이라고 하면 보통 편백나무, 소나무 등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와 흙냄새, 풀 냄새, 나무 향 등이 조금씩 섞인 신선하고 자연 지향적인 향을 말한다. 보디 케어 제품, 방향제로 사랑받는 편백나무(일본어 히노키) 향은 잎에서 추출하는 에센셜 오일이라 이름은 수종이어도 상쾌한 게 특징.

팩토리노멀 히노끼 터치 ★★★: 피톤치드, 흙, 목재가 어우러진 시원한 숲 향. 보습 캡슐이 들었고 꾸덕하지만 끈적이지 않는다. 50mL 1만8천원. 테일러센츠 포레스트레인 핸드크림 ★★: 톱, 미들, 베이스 노트에 모두 우디 향이 포함돼 비에 젖은 숲 속 나무 향을 중심으로 잎사귀와 흙냄새가 연상된다. 50mL 3만1천원. 하운 라로이블루 ★★: 상쾌한 베르가못, 타임, 로즈마리 향에 흙, 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패출리가 어우러져 서늘한 숲 향. 50mL 2만원.
가죽

가을, 겨울 아니면 언제 또 쓸까 싶을 만큼 깊이 있지만 가죽 공방 냄새부터 소위 ‘살냄새’에 이르기까지 쓰는 사람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달라지는 향. 현재는 실제 동물 추출하지 않은 인공 향료를 조합한 거라 비건들도 안심할 수 있다. 레더 노트가 주제인 퍼퓸은 독하게 느껴질 수 있어도 핸드크림은 대부분 따스하고 개성 있게 느껴질 정도.

마르마르디 핸드크림 레더우드 ★★★: 사이프러스의 신선함을 더한, 나무 옷장에서 꺼낸 오래 길든 가죽 재킷처럼 포근한 향. 50mL 1만원. 토폴로지 핸드크림 0.1 리멤버런스 ★: 고택 서재의 나무와 바닐라 향이 밴 따스한 가죽 의자 같은 향. 수분 함량이 높다. 50mL 2만1천원. 솔트레인 그레이 솔트 핸드크림 블루 스웨이드 ★★★: 향신료 향으로 시작해 살짝 매캐한 꽃 향이 난 후 베이스 노트에서 가죽, 앰버, 우디 향이 오래도록 피어오른다. 30mL 1만5천원.
과일

과일이 주제인 향이라고 새콤달콤하기만 할 거란 생각은 편견. 플로럴, 우디, 앰버리, 스파이시 노트 등을 더해 얼마든 고혹적이고 성숙한 느낌도 낼 수 있다. 물론 과일에 더해 그 잎사귀와 줄기까지 통째로 수확한 듯 신선한 향도 있다.

트리셀 차일드후드 선샤인 ★: 깨끗한 꽃 향과 풍부한 우디, 앰버를 더해 가볍지만은 않은 말린 이국적 무화과 향. 50mL 1만5천원. 취 오디 ★: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중심으로 블랙커런트, 블랙베리 등 신선한 베리 종류 과일과 잎 향으로 가득. 50 mL 1만5천원. 이브로쉐 망고 코리안더 핸드크림 ★: 잘 익은 망고의 달콤함에 코리안더의 신선함이 스치는 산뜻한 제형. 30mL 1만2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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