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디지털엑스, 신규 상장 멈췄다…왜?

코인원과 디지털엑스(구 코빗) 등 중소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최근 신규 상장을 멈췄다. 한때 대형거래소와 경쟁을 위해 공격적으로 상장을 진행했지만, 시장 상황과 전략의 변화로 상장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1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올해 하반기 들어 단 한 종목도 신규 상장을 하지 않았다. 석달 전인 지난 6월 하이퍼리퀴드(HYPE)를 상장한 게 마지막이다.
지난달 말 기준 코인원의 상장 코인은 364개로 빗썸(479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지난해 9월에는 한달 간 20여개를 상장했고, 4분기에도 22개를 상장하는 등 다른 거래소보다 신규상장에 적극적이었다.
디지털엑스 역시 올해 하반기 스케이블코인 리플유에스디(RLUSD) 단 한 종목을 상장하는데 그쳤다. 다른 거래소에 비해 상장에 보수적이긴 했지만, 지난해 3월 한달간 16개 종목을 신규 거래지원를 하는 등 시장상황에 따라 공격적인 상장 정책을 펼친 적이 있다.
최근 중소형 거래소들이 상장에 적극적이지 않은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신생 프로젝트나 꾸준히 성장하는 프로젝트 발굴이 어려워지고 대형 거래소에 비해 상장 코인에 유동성이 몰리는 ‘상장빨’을 기대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대형거래소는 시장 침체기에 상장을 더 늘린다. 올해 하반기 들어 업비트는 30여개, 빗썸은 25개를 상장했다. 대형 거래소는 알트코인을 상장하면 단기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어 시장이 안 좋을수록 상장을 늘린다. 새로 상장하는 코인 대부분은 다른 원화거래소들이 이미 상장한 것들이다.
지배 구조 변화를 맞으면서 알트코인 상장에 더 신중해진 측면도 있다. 코인원과 디지털엑스는 주주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 등 제도권 증권사가 주주로 들어오면서 평판 리스크에 더욱 신경을 쓰게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디지털엑스 임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가상자산 거래소가 알트코인을 서슴없이 상장했다”며 “한국 거래소에만 300개인데, 사기라고 생각한다”며 비판했다.
새로운 주주 영입과 함께 대형거래소와 경쟁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한 것도 상장에 덜 매달리는 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코인원과 디지털엑스는 가장 강력한 정책인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를 시행 중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이 안 좋다 보니 다른 거래소가 상장했던 코인을 끌어오는 것 외 신규 유망 프로젝트 발굴이 어렵다”며 “제도화를 앞두고 금융권과 연합한 거래소들은 무리하게 상장을 늘리기보다 검증된 코인 위주로 상장하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