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째 이어지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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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가게의 본래 건물 앞에 새롭게 지은 한옥 누대 건물은 건축가 승효상이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것이다.

통인가게의 본래 건물 앞에 새롭게 지은 한옥 누대 건물은 건축가 승효상이 병산서원 만대루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것이다.

통인가게 4층에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시기의 고미술품이 모여 있다. 많은 외국인 손님이 감탄하며 바라보는 풍경이기도 하다.

통인가게 4층에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시기의 고미술품이 모여 있다. 많은 외국인 손님이 감탄하며 바라보는 풍경이기도 하다.

100년을 이어온 예술, 통인가게

100년이라는 시간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묵묵히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인내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 같은 순간. 올해로 정확히 100주년을 맞은 ‘통인가게’의 시작은 1924년 통인동에 문을 연 통인가구점이었다. 이름 그대로 고가구와 도자기를 비롯해 남다른 소품을 판매했고, 1961년 인사동으로 이전해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 통인가게를 이끌고 있는 김완규 대표는 23세에 설립자인 아버지에게 가업을 물려받았다.

통인가게 1층의 공예 전문 숍에서 판매하는 전통 빗.

통인가게 1층의 공예 전문 숍에서 판매하는 전통 빗.

원하는 관람자가 있을 때만 비밀스럽게 열리는 통인가게의 4층 전시장.

원하는 관람자가 있을 때만 비밀스럽게 열리는 통인가게의 4층 전시장.

〈뿌리깊은 나무〉 〈샘이깊은물〉을 발행한 출판인 한창기가 명명한 통인가게라는 이름도 이때 바뀐 것. 통인가게 1층에서는 현대공예를 기반으로 한 예술품을 판매하고 3·5층에서는 현대미술 전시, 4층에는 통인의 역사이자 한국 예술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고미술품이 전시돼 있다. 특히 원하는 관람자가 있을 때만 문을 여는 4층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고미술품과 골동품, 고가구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고요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고려청자, 조선백자도 보인다.

말간 백자를 비롯해 아름다운 고미술품과 공예품을 볼 수 있다.

말간 백자를 비롯해 아름다운 고미술품과 공예품을 볼 수 있다.

통인가게가 1970년대에 더 많은 사람에게 고가구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현대 생활에 맞게 다시 디자인했던 ‘되살림’ 가구들도 곳곳에 놓여 있다. 1974년에 문을 연 통인화랑 역시 50년의 세월을 예술가들과 함께한 곳이다. 고(故) 박서보 화백은 1976년 통인화랑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특유의 묘법을 사용한 작품을 처음 선보이기도했다. “그 시절의 통인화랑은 거치지 않은 작가가 없을 만큼 국내 전시 분위기를 주도하던 곳이었죠. 예술가들의 사랑방 역할까지 했어요. 지금도 젊고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해 통인화랑에서 전시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내 작가들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고요.”

통인가게에서 오랫동안 수집한 공예품들.

통인가게에서 오랫동안 수집한 공예품들.

9월 25일까지 열리는 〈통인 백년의 고독〉전은 통인화랑에서 전시를 열었고 한국 현대미술의 시대를 관통한 이동엽, 김구림, 김기린, 이태현 등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통인의 역사를 기념하는 특별전이다. 통인가게는 머지않은 미래에 통인도자연구소가 있는 강화도에 통인에서 소장 중인 4만 점에 달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100년, 어쩌면 그 이후로 계속 이어 나아갈 통인가게의 다음 발걸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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