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장비 공급’ 美 테라다인, 中 반도체 테스트 장비 공장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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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루=오소영 기자] 세계적인 반도체 테스트 장비 회사인 미국 테라다인(Teradyne)이 지난해 중국 쑤저우 공장을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공급망을 장악하려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해 규제안을 쏟아내면서 현지 사업장 운영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생산라인을 타국으로 옮겨 미·중 갈등 리스크를 벗어나려는 모양새다.

30일 아시아비즈니스 아웃룩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라다인은 중국 쑤저우 공장의 문을 닫고 생산라인을 이전했다. 브라이언 에메르코 테라다인 글로벌 컴플라이언스·윤리 담당은 “중국에서 제조 활동을 하려면 (미국 정부의) 긴급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쑤저우 공장은 테라다인의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생산하는 핵심 거점이다. 테라다인은 2003년부터 미국 주문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플렉스(옛 플렉스트로닉스)’와 협력해 쑤저우 공장에서 장비를 생산했다. 중국 공장을 통해 반도체 강국인 아시아 고객사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쑤저우 공장의 가치는 약 10억 달러(약 1조3300억원)로 추산된다.

테라다인은 쑤저우 공장을 활용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올렸다. 2022년 31억 달러(약 4조1200억원)의 매출 중 23억 달러(약 3조600억원)가 아태지역에서 나왔다. 한국 기업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SK하이닉스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용 웨이퍼 테스트 장비를 공급했다. SK하이닉스는 HBM의 생산능력 2배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강화하면서 테라다인의 중국 사업도 영향을 받았다. 미국은 2022년 10월 자국 정부의 허가 없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장비나 기술 수출을 할 수 없도록 한 규제안을 발효했다. 1년 후 인공지능(AI) 반도체 규제를 강화하고 중국 기업 13곳은 제재 대상에 포함하며 날을 세웠다.

미중 갈등은 중국에서 반도체 사업을 벌이려는 미국 업체들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이하 TI)은 중국 반도체 연구팀을 해산했다. <본보 2023년 11월 23일 참고 美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미중 갈등 완화에도 불구 中 반도체 연구소 정리>

테라다인도 수출 통제를 우려해왔다. 이 회사는 2022년 연례 보고서에서 “특정 미국산 부품과 기술 수출 제한이 중국에서의 제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국 상무부로부터 중국에서 개발·생산을 이어갈 임시 승인을 받은 상황”이라고 밝혔었다. 작년 10월에도 중국 고객사와의 거래가 차질을 빚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중국 매출 비중에서도 드러난다. 테라다인은 지난 3분기 중국 매출 비중이 12%로 전년 동기(16%) 대비 4%포인트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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