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러브콜 받는 퓨리오사AI, 무바달라·카타르투자청도 투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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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최근 중동 국부펀드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국내에서 1차 투자 유치에 성공했지만, ‘파두 사태’ 여파로 반도체 투자 심리가 얼어붙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올해 들어 해외 재무적 투자자(FI)를 대상으로 700억원가량을 모집하고 있다. 미국 부티크 자문사가 투자 유치 주관을 맡아 여러 FI를 접촉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지난해 국내에서 진행한 시리즈C 투자 유치 때와 같은 6800억원 수준이다.

퓨리오사AI는 중동 자금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는 물론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과도 접촉하고 있다. 무바달라와 QIA의 운용자산은 각각 380조원, 620조원 수준이다. 이밖에 국내 IT 상장사도 퓨리오사AI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무바달라는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도 선호하는 ‘큰 손’ 중 한 곳이다. 안승구 전 한국투자공사(KIC) 사모주식투자실 부장이 한국 투자팀을 이끌고 있는데, 한 번에 1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출자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최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참여한 한 원매자도 투자를 받기 위해 무바달라를 찾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국내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약 750억원 규모의 투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당시 투자에는 기존 주주들인 KDB산업은행, DSC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 등과 신규투자자인 게임체인저인베스트, 교보생명,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1차 펀딩 이후 추가로 투자 유치를 시도했으나 잠정 중단했다.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가 상장 과정에서 저조한 실적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의혹이 터지면서 반도체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퓨리오사AI는 아직 회사 운영 비용은 남아있지만, 새 반도체칩 개발과 양산 비용이 지속적으로 필요해 추가 투자금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퓨리오사AI는 지난 2017년 설립된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출신 백준호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달 초 상장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하며 내년 상장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26일 차세대칩인 ‘레니게이드’를 공개하며 판로 확보에 나섰다. 레니게이드는 가로, 세로 각 5.5cm 크기에 400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돼 있다. AI반도체 최초로 SK하이닉스에서 HBM3를 공급받아 탑재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대역폭을 넓혀 초거대언어모델(LLM) 추론에서 높은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AI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들은 생성형 AI 열풍과 맞물려 몸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퓨리오사AI 경쟁사인 리벨리온과 사피온은 시장 선두를 점하기 위해 기술은 물론 투자 유치 영역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말 시리즈B 라운드 펀딩을 통해 기업가치 9000억원에 1700억원가량을 모집했고, 사피온도 이달 들어 2000억원의 시리즈B 라운드 펀딩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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