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반도체 호황·불황 롤러코스터 계속될 것…설비투자 문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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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올해 호황 국면에 접어든 반도체 시장이 언젠가 다시 불황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롤러코스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반도체 업황이)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좋아진 현상도 그리 오래 안 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조원이 넘는 적자를 낸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조8860억원으로 깜짝 실적을 냈다. 작년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도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미세화가 상당히 어려워졌기 때문에 미세화 과정 수요를 충족시키려고 생각하고, 공급을 늘리려면 라인을 더 건설하고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며 “그러다 보니 기술로 해결이 안 되고 캐펙스(설비투자·CAPEX)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계속 부딪힌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부 자기 돈으로만 계속 투자하는 형태가 잘 안 나오니까 전 세계 다른 곳에서도 반도체 생산을 자기네 나라로 끌고 가고 싶어 하고, 그래서 보조금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도 캐펙스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이 장사가 잘되거나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쪽으로 자꾸 흐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보조금이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된다고 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솔직히 보조금이 많은 것은 시스템이 안 돼 있거나 인건비가 비싸다거나 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시스템은 아주 잘 갖춰져 있다”고 답했다.

배터리 업황에 대해서 최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그동안 들어왔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후 변화 등이 퇴조되고, 경제적으로 더 효과가 있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 트렌드도 오래 가지 않을 것이고 결국 장기적으로는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기차가 캐즘 현상을 일으키니까 배터리, 그 밑에 있는 소재도 똑같은 공급망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전기차를 영원히 안 하고 없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 지속적으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SK그룹의 사업 재편 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국내외 정세에 대해선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했다. 최 회장은 차기 국회에 대해 “본래도 ‘여소야대’였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저희 경제계의 희망은, 지금 상당히 저성장 문제들이 여럿 있는데 이제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미국 대통령선거에 대해선 “선거가 미국과 한국 간의 어떤 근간을 완전히 흔들 수 있을 만큼 바꿀 수 있느냐에 대해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회장직을 연임하게 된 데 대해선 “올해는 좀 더 집중해서 국민들이 바라는 형태의 경제계가 좀 더 잘 될 수 있도록 하고 사회에 많이 기여하는 경제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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