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캐시카우’ 떠오른 AI·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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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캐시카우' 떠오른 AI·반도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핵심기반시설 중 하나인 전기공급시설 구축을 위해 회전식 터널 굴착장비(TBM)가 투입되고 있다. /사진 제공=SK에코플랜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와 삼성물산의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의 15조 원 규모 충북 청주시 신규 반도체 공장인 ‘M15X’ 공사를 최근 재개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SK하이닉스가 생산 물량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공사가 일시 중단됐던 사업장이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포함한 최신 반도체 장비를 투입해 10나노(㎚) 5세대 D램 이상의 최첨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약 120조 원이 투입되는 용인 클러스터 조성도 한창 진행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사업 시행사인 ‘용인일반산업단지’의 최대주주이자 대표 시공사다. 현재 용인 클러스터의 부지 조성 공정률은 약 26%로, 대용량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송전 선로를 전구간 터널식 지중선로로 구축 중이다.

SK하이닉스는 2014년부터 총 46조 원을 투입해 이천 M14를 시작으로 총 3개의 공장을 국내에 추가 건설한다는 미래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도 △2015년 M14 △2018년 M15 △2021년 M16 등을 잇따라 준공하며 난이도가 높은 반도체 공장 준공 실적을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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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 사업이 대부분 이같은 계열사 물량인 것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 등을 통해 앞으로도 중장기 일감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미국 인디애나주에 모두 38억 7000만 달러(약 5조 2000억 원)를 투자해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 일감을 상당 부분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캐시카우 역할로 향후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사업이 확산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관리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SK에코플랜트의 실적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데이터센터 전담조직을 구축하고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순한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 전력공급 시스템, IT자산처분서비스(ITAD·IT Asset Disposition) 등 다양한 사업부문에 진출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싱가포르 ‘디지털 에지’와 120메가와트(MW)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연료전지 등 자사가 보유한 에너지 사업 기술력과 연계해 데이터센터의 전력공급시스템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연료전지는 좁은 면적에서도 24시간 안정적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향후 그린수소 보급이 확산될 경우 탄소배출이 없는 전력생산도 가능해 ‘그린 데이터 센터’도 실현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국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을 맡으면서 올해 1분기 처음으로 2조 4000억 원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3300억 원 대로 분기 기준 최대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보조금 지원에 맞춰 2030년까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 총 450억 달러(약 62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삼성물산의 추가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2년부터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앞으로 추가되는 생산 시설 공사도 상당수 맡을 것으로 보인다. 플랜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등 특수 산업의 경우 특성상 기술에 대한 보안이 중요해 계열사 수주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처한 건설사들에게는 단비 같은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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