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보험 ‘엑소더스’ 끝났나…생보사 환급금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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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 8조원대…전년比 19%↓

지난해엔 고금리 예·적금으로 이탈

해 바뀌고 해약 잦아들며 안정 흐름

저축성보험 이미지. ⓒ연합뉴스 저축성보험 이미지. ⓒ연합뉴스

생명보험사들이 상품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고객들에게 돌려준 돈이 올해 들어 2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본격적인 고금리로 은행 예·적금 이자율이 치솟으면서 저축성보험에서의 엑소더스가 상당했지만, 해가 바뀌면서 상황이 진정되는 모습이다.

고금리·고물가 지속에 보험을 해지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보험 해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해석도 있지만, 실상은 저축성보험 해지가 잦아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2월 생명보험사들의 효력상실·해약환급금은 8조15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1조9536억원) 감소했다.

해약환급금은 보험 가입자가 상품 만기 전 계약을 해지할 때 보험사가 돌려주는 돈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효력상실환급금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해 계약이 깨지면서 돌려받는 돈이다.

유형별로 보면 효력상실환급금은 2813억원, 해약환급금은 7조875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0.6%와 19.9%씩 줄었다.

생명보험사 효력상실·해약환급금 추이.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생명보험사 효력상실·해약환급금 추이.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올해 들어 이처럼 생보업계의 환급금 규모가 쪼그라든 건 지난해 계약자 이탈이 유독 많았던 영향이 크다. 상대적으로 지급이 적어 보일 뿐 실질적으로 환급이 크게 축소된 건 아니란 얘기다.

지난해는 고금리로 인해 은행 예·적금으로 돈이 쏠리면서, 반대로 저축성보험에서는 이탈이 집중됐던 시기다. 저축성보험을 많이 파는 생보사들의 계약 해지가 급증했던 이유다.

지난해 생보사가 보험을 중도 해지한 가입자에게 돌려준 해약환급금은 45조33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효력상실환급금도 1조670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7.9%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은행이 확보한 원화예수금은 2093조3356억원으로 44조원이나 늘었다.

하지만 금리가 이제 정점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난 3월 저축성 수신 금리는 연 3.58%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생보업계의 해약환급금과 효력상실환급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최근 들어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면서 저축성보험 가입자가 굳이 해지하면서까지 은행으로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는 은행권이 자금 수요가 필요해 고금리 상품을 내놨지만, 올해는 은행이 낮은 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생보업계 해약환급금 규모가 전년 대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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