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한 통 없었으면서 사망보험금 나오니 이제야 가족?… 금융위, 관련 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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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전경
금융위원회 전경

앞으로 수십 년간 연락을 끊고 살던 가족이 갑자기 나타나 사망보험금을 요구하지 못한다.

11일 금융위원회는 법무부와 협의를 거쳐 보험금청구권을 신탁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그간 국내에선 보험성 재산은 신탁이 허용되지 않았는데 시행령 개정으로 사망보험금을 금융사에 신탁해 피상속인이 원하는 구조로 운용하고 지정된 수익자에게 지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보험금청구권 신탁의 허용은 요건을 갖춘 보험 계약에만 허용된다. 그 요건은 ▲3000만원 이상 일반 사망 보장(재해, 질병 사망 등 특약사항은 불가) ▲보험계약대출 불가 상품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위탁자가 동일인인 경우 ▲수익자는 직계비존속과 배우자로 제한 등이다.

금융위는 “재산 관리의 경험이나 능력이 부족한 미성년자 또는 장애인 등 유가족의 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허용하면서 자산운용 관련 제도를 정비했는데, 그중 하나가 신탁·랩이다. 앞으로 증권사가 고객의 신탁·랩을 운용하면서 신탁·랩과 투자 자산의 만기를 불일치시켜 수익률을 극대화할 땐 고객의 동의를 우선적으로 받아야 한다.

금리 등 시장 상황에 변동이 생기면 신탁·랩 계약기간보다 만기가 긴 금융투자상품은 그 운용 방법을 변경하는 등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하는 사항을 리스크관리 기준에 담아야 한다.

이번 개정안 시행과 동시에 금융투자업계에선 자체적으로 ‘채권형 투자 일임 및 특정금전신탁 리스크 관리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지침엔 만기 미스매치(불일치) 투자 계약 체결 시 발생 가능 위험에 대한 설명 의무, 편입자산 평가 기준, 시장상황 변동에 대한 면밀한 점검, 투자자, 통지, 필요 시 자산 재조정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투자상품 성격이 강한 상품성 신탁의 보수율이 홈페이지에 공시된다. 상품성 신탁이란 신탁업자가 신탁재산의 구체적인 운용 방법을 미리 정해 위탁자의 신탁재산에 대한 운용 방법 지정이 사실상 곤란한 특정금전신탁이다. 이번 개선은 고객의 상품성 신탁에 대한 보수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이 외에도 금융위는 그간 행정지도나 유권해석으로 운용한 자산운용업 관련 규율을 규정화했다. ▲겸영신탁업자의 토지신탁 업무(부동산신탁자가 토지를 수탁받아 주택 등을 건설하고 분양한 후 수익을 배분하는 신탁사업) 영위 제한 ▲투자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분산투자 의무 ▲중소기업인력법에 따른 성과보상기금·산림조합중앙회 등을 단독 사모펀드로 명시 ▲집합투자업자가 해당 집합투자기구의 운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고 이해상충 우려가 없을 경우 투자대상기업 등과의 거래 등이 허용됐다.

금융위는 “이번 개정의 시장 안착 상황을 봐가며 신탁업 등 필요한 제도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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