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동일의 소액주주들이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했던 감사위원 해임안이 결국 부결됐으나, 캐스팅보터인 국민연금과 일부 외국계 기관은 해임에 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소액주주 측이 올린 감사 신규 선임안에 대해서도 찬성표를 던졌다.
DI동일 측은 이번 주주총회를 계기로 알루미늄 사업 성장 및 주주가치 제고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배당 확대 등 구체적인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대치동 DI동일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연합이 상정한 김창호 감사 해임안이 부결됐다. 출석한 주주들의 의결권 주식 수 1041만3431주 가운데 59.6%(620만7345주)가 찬성표를, 40.4%(420만6086주)가 반대표를 던졌다.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지만 감사 해임에 필요한 특별결의 요건(66.7% 찬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등기이사와 감사의 해임안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다. 김 감사 해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소액주주 측이 함께 상정한 2안(천준범 후보의 감사 선임안)은 자동 폐기됐다.
DI동일은 동일방직을 모태로 한 기업으로 현재 동일그룹의 지주사다. 동일알루미늄 등 비상장사 11개를 국내외 계열사로 두고 있다. 정헌재단(9.79%)·서민석 회장(6.28%)·서태원 부회장(1.52%) 등 대주주 지분율이 총 19.01% 수준이며, 이번에 임시주총을 청구한 신민석 전 라데팡스 부대표 등 8명의 소액주주가 지분 3.2%를 들고 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모인 주주들이 총 18%를 보유 중이며, 국민연금 지분율은 4% 수준이다.
앞서 신민석 전 부대표 등 소액주주들은 감사위원 교체를 위한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한 바 있다. 소액주주 연합은 일단 감사위원 교체에 성공하고 나면 회사 자금 상황 등을 면밀히 살펴본 뒤 다음 절차를 밟을 계획이었다. 이들은 DI동일이 최대주주 정헌재단에 4년 간 96억원을 빌려준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DI동일이 이사회도 열지 않고 자금 대여를 결정했으며, 정헌재단과 오너 일가의 편의를 위해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DI동일 소속 김창호 감사가 정헌재단 사무국장을 겸직하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게 소액주주 측 주장이었다.
이번 표결의 캐스팅보터로 여겨졌던 국민연금은 소액주주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위탁 운용사 등을 대신 보내지 않고 직접 출석했으며, 김 감사 해임안과 천 후보 선임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한다.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의 표심도 대체로 소액주주 편으로 쏠렸다. 전체 64만표 가운데 60만표가 소액주주 쪽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DI동일 관계자는 “지난 20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이유로 검찰에 고발한 일이 있었는데, 이 사건이 국민연금의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 DI동일 측은 핵심 사업을 성장시키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서태원 DI동일 부회장은 “결과를 떠나서 이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며 “(거래가 재개되면) 주식 반대매매 등으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적극 검토해 주가를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의 대출 등으로 인한 개인적 손해를 배상하기 위해 연말에 배당을 확대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 부회장은 소액주주들이 최우선으로 요구한 주식 매매 거래 재개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6일 한국거래소에 가서 직접 상황을 설명할 계획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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