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에너지, ‘레이저 노칭’ 테스트 끝… “삼성·LG엔솔·유럽車업체 등에 샘플 제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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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장비 제조업체 필에너지가 지난 7일 폐막한 ‘2025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레이저 노칭(자르기 공정) 신기술을 공개했다.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선 전극을 얇게 펴 배터리 크기에 맞게 자르는 작업이 필요한데, 양극과 음극을 각 배터리 모양에 맞게 잘라주는 이 과정이 노칭이다. 일정하게 자르는 게 중요해 레이저 노칭이 배터리 시장에서 핵심 기술로 떠오른 것이다.

2025 인터배터리 필에너지 부스에 모인 참가자들이 핵심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필에너지 제공
2025 인터배터리 필에너지 부스에 모인 참가자들이 핵심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필에너지 제공

필에너지의 신기술은 코팅이 된 전극 부분에 대한 레이저 노칭이다. 전극을 자르는 노칭에는 프레스(칼로 자르기)와 레이저, 두 방식이 있다. 날카로운 날을 이용해 전극을 자르는 프레스 방식은 단면도 깔끔하지 않고 기계를 유지·보수하는 비용도 많다.

반면 레이저 방식은 단면이 깔끔할 뿐만 아니라 원하는 모양에 맞게 매번 새 기계를 만들 필요 없이 소프트웨어만 갈아 끼우면 돼 업체들이 선호한다. 다만 불안정한 화학반응으로 코팅이 된 전극 부분에는 쓰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술을 통해 앞으로는 코팅된 전극에도 레이저 방식을 써 품질은 높이면서 비용은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유태준 필에너지 해외영업팀 책임자는 “레이저 노칭 신기술에 대한 테스트는 끝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샘플을 제작해 잠재 고객사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대표 배터리 셀 회사뿐만 아니라 자체 셀 제작에 힘쓰는 유럽 자동차 회사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필에너지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 LG에너지솔루션 금양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원통형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역대 최대규모의 배터리 전문 전시회인 이번 전시는 688개사 2330부스 규모로 7일까지 3일동안 개최된다. 2025.3.5/뉴스1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5’ LG에너지솔루션 금양부스를 찾은 관람객이 원통형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역대 최대규모의 배터리 전문 전시회인 이번 전시는 688개사 2330부스 규모로 7일까지 3일동안 개최된다. 2025.3.5/뉴스1

필에너지는 2025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은 대용량 원통형 배터리 와인더(권치기·돌돌 마는 기구)도 선보였다. 일명 ‘46파이(46mm) 배터리’로 불리는 원통형 배터리는 테슬라가 연구개발에 열을 올리며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18·21mm 배터리보다 용량과 출력 규모가 최소 다섯 배는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대표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개발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필에너지는 음극·양극·분리막을 배터리 형태로 둥글게 마는 와인더 장비를 통해 원통형 배터리 양산시 부품 공급에 합류할 계획이다. 유 책임자는 “국내에 대용량 배터리 와인더 기술을 가진 업체 두 곳 중 하나가 필에너지다”며 “차세대 대용량 원통형 배터리 양산이 활발해지면 관련 장비 업체로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필에너지는 지난해 이미 유럽 배터리 제조사로부터 해당 제품을 수주한 바 있다.

한편 필에너지는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과 관련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한국 업체가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국 시장을 견제할 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캐즘을 비롯한 업황 부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에너지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8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1% 증가한 수치로, 2020년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당기순이익은 13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지난 2년간의 수주 계약 매출이 2024년에 인식된 점과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온 점이 매출 성장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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