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부과한 25% 관세가 지난 3일(현지 시각) 0시부터 시행되면서,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미 미국에 공장이 있는 업체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자동차 생산 확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 수를 늘려야 하며, 다른 모델을 그 공장으로 옮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엘손은 볼보가 어떤 모델을 미국 공장에 추가할지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볼보는 지난 2018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북미 첫 공장인 찰스턴 공장을 건립하고, 대형 전기 SUV인 EX90과 폴스타 3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폴스타는 볼보가 대주주인 스웨덴의 전기차 업체다.
그동안 유럽산 자동차는 미국으로 수출될 때 2.5%의 관세가 부과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미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적용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대표적인 불공정 무역 사례로 언급했다. 결국 지난달 27일 미국은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유럽산 자동차는 3일부터 기존보다 10배 많은 25%의 관세를 적용 받게 됐다.
볼보가 빠르게 공급망 재편을 검토하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겪은 뼈 아픈 경험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2018년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을 연 볼보는 생산을 시작한 지 몇 달 만에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이곳에서 생산한 세단을 중국에 수출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즉, 수출 대상국에서 현지 생산을 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역시 다른 자동차 모델의 생산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생산 총괄인 요르그 부르저는 “아직 관세의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며, 관세로 인한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차량 모델의 생산을 미국 공장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츠는 1997년부터 미국 앨라배마주 터스칼루사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벤츠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SUV인 GLS와 GLE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다만, 부르저 총괄은 어떤 모델의 생산이 미국 공장으로 옮겨질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지난 1일 블룸버그통신은 벤츠가 준준형 SUV인 GLA 등 보급형 차종의 판매를 미국에서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GLA는 미국에서 최저 4만 3000달러(약 6244만 원)에 판매되는데, 애초 마진율이 낮아 인상된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 후, 벤츠는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의 25% 관세로 자동차 산업은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SUV에 대한 높은 수요와 전기차로의 느린 전환 등으로 미국은 여전히 벤츠와 포르쉐 등의 기업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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