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사고하고 판단”… 美·中 이어 유럽도 추론형 AI 경쟁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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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랄 로고.
미스트랄 로고.

프랑스 대표 인공지능(AI) 기업 미스트랄이 유럽 최초로 추론형 AI 모델을 선보이며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AI 경쟁에 뛰어들었다.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지닌 추론형 AI 모델이 AI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후발국들도 경쟁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다만 오픈AI, 구글도 업그레이드한 버전을 출시하는 등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는 만큼, 향후 추론형 AI 모델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로이터,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스트랄은 지난 10일(현지시각) 추론형 AI 모델 ‘마지스트랄’을 공개했다. ‘마지스트랄’은 복잡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사고하며 해결하는 기능을 갖춘 고급형 모델로 수학 계산과 코딩 등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작업에 강점을 가졌다. 특히 중간 추론 과정을 거치는 것이 특징으로,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되는 ‘마지스트랄 스몰’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지스트랄 미디엄’ 등 2가지로 구성됐다.

미스트랄는 ‘마지스트랄’이 경쟁 모델 대비 빠른 응답 속도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자사 AI 챗봇인 ‘르챗’의 새로운 사고 모드와 플래시 답변 기능을 활용하면 경쟁사 대비 10배 빠른 속도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마지스트랄 미디엄’은 물리·수학·과학 테스트에서 구글 ‘제미나이 2.5 프로’와 앤트로픽 ‘클로드 오퍼스 4’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프로그래밍 벤치마크에서도 ‘제미나이 2.5 프로’를 능가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유럽 최초 추론형 AI 모델 공개로 그간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AI 경쟁에서 유럽이 두각을 나타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추론형 모델 개발이 활발하다. LG AI연구원은 지난 3월 국내 첫 추론형 모델 ‘엑사원 딥’을 공개했다. 네이버클라우드도 ‘하이퍼클로바X’ 플래그십 모델 기반으로 개발한 추론모델의 출격을 앞두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도 분주하다. 지난달 코난테크놀로지는 추론-비추론 통합 형태인 ‘코난 LLM 엔터프라이즈(ENT)-11’을 발표했으며 솔트룩스는 추론 기능이 포함된 ‘루시아3’ 모델을 공개했다.

LG AI연구원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에 참가해 엑사원 딥을 소개했다./LG 제공
LG AI연구원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에 참가해 엑사원 딥을 소개했다./LG 제공

추론형 모델은 범용인공지능(AGI)의 단초가 되는 만큼 AI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AGI란 인간의 지능 수준을 뛰어넘는 AI로 학습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도 새로운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 등 자율적 판단 능력을 갖춘 AI를 말한다. 오픈AI는 AGI로 가기 위한 5단계 로드맵을 발표하며 추론형 모델이 이 중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추론형 모델은 대당 수천만원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수천 개 이상 필요하고 막대한 양의 데이터 비용과 전력, 인건비까지 진입 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AI 후발국들이 추론형 모델을 출시하는 데 비용 효율화가 가능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픈소스를 통해 모델 크기를 키우거나 컴퓨팅 자원을 늘리지 않아도 추론 과정에서 AI가 스스로 학습하는 ‘강화 학습’에 집중하면서 저비용·고성능 AI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R1을 공개하며 추론형 모델의 판도를 바꿨다.

일찌감치 추론형 모델을 내놓은 경쟁사들은 기술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마지스트랄’이 공개된 날 오픈AI는 기존 추론형 모델을 업그레이드한 ‘o3-프로’를 출시했다. 이 모델은 오픈AI가 올해 초 선보인 추론형 모델 o3의 상위 버전이다. 성능에 초점을 맞춘 o3-프로는 웹 검색, 파일 분석, 시각적 입력에 대한 추론, 파이썬 사용, 메모리를 활용한 응답 맞춤화 등 작업에 편리하다. 구글도 지난달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제미나이 2.5 프로’에 고급 추론 기능인 ‘딥 씽크’를 공개했다. ‘딥 씽크’는 단일 정답 제시에 그치지 않고 복수의 가능성을 병렬로 고려해 AI의 사고력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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