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신 작업복 입는 Z세대
![[사진=셔터스톡]](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0/50425_44077_1859.jpg)
Z세대가 ‘블루칼라’로 몰린다. 대학 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Z세대는 부모 세대가 믿었던 아메리칸드림을 보고 자랐다. 공부해 좋은 대학에 가면 안정된 직장, 내 집, 6자리 연봉이 따른다는 약속이다.
그러나 이제 그 공식은 흔들렸다. 비싼 등록금과 취업 난관 속에 미국인은 대학을 향해 비용을 낮추고 일자리 연계 역량을 강화하라고 요구한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10명 중 7명은 고등교육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2020년 56%에서 크게 높아졌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엘리트 대학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브라운, 다트머스, MIT, 버지니아대, 밴더빌트 등 9개교에 ‘고등교육 학문적 탁월성 협약(Compact for Academic Excellence in Higher Education)’ 서한을 보내 보수적 가치와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연방 지원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별·인종을 입시에 고려하지 말 것, 이공계(하드 사이언스) 전공자에 무상 등록금, 정치적 중립 유지, 학부 외국인 비율 15% 상한 등이 담겼다.
대학들은 반발했다. 하버드는 소송으로 맞섰고, 버지니아대 총장은 압박 속에 사임했다. 브라운과 컬럼비아는 백악관과 합의했다. 대학도 한계를 인정하지만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학문 자유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대학을 향한 실망은 정파를 가르지 않는다. 공화당 77%, 민주당 65%가 “미 고등교육은 잘못된 방향”이라 봤다(2020년 각 66%, 49%). 문제의 뿌리는 치솟는 등록금과 줄어드는 초임 일자리다. 그 결과, Z세대는 블루칼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등록금은 오르고, 초봉 자리는 사라진다. 퓨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의 55%는 “대학이 고연봉 일자리에 필요한 준비를 못 시킨다”고 평가했다. 경제적 지원도 52%가 낮게 봤고, 비판적 사고·문제 해결 역량 함양도 49%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현실의 압박은 크다. 뉴스위크 조사 기준 Z세대 1인당 평균 개인부채는 9만 4000달러를 넘는다. 밀레니얼 6만 달러, X세대 5만 3000달러보다 많다. Z세대의 평균 FICO 신용점수는 676으로, 미국 평균 715보다 39점 낮다.
AI 자동화는 초급 업무를 대체하며 졸업생의 ‘첫 단추’를 막고 있다. 최근 1년 내 대학을 졸업한 학생의 58%가 아직 안정적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2019년 이후 빅테크 15곳의 신입 채용은 절반 넘게 줄었다(시그널파이어). “대학만 가면 된다”는 보장은 사라졌다.
대안은 블루칼라다. 인튜이트 크레딧카르마 의뢰의 2024년 해리스폴 조사에서 미국인의 78%가 “젊은 층의 기능직 관심이 늘었다”고 봤다. 목수, 전기기사 같은 숙련 직종은 자기 사업을 꾸릴 수 있고, 학자금 없이도 고소득을 노릴 수 있다.
직업교육 중심 커뮤니티칼리지 등록은 전년 대비 16% 급증해 2018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2022~2023년 사이 건설 관련 전공은 23% 늘었고, 냉난방(HVAC)·차량 정비 프로그램 참여도 7% 늘었다. 딜로이트·제조업연구소는 2033년까지 제조업 일자리 380만 개가 새로 열릴 것으로 본다.
현장의 체감도 뚜렷하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아들이 지난 여름 정비사로 일했다고 소개했다. “왜 꼭 대학을 가야 하느냐, 필수 경제(essential economy)의 일원이 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집집마다 논쟁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 논쟁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리하면, 대학은 비싸졌고 초급 커리어의 사다리는 약해졌다. Z세대는 현실적 선택을 한다. 데이터는 기능·숙련 직업으로의 이동을 가리킨다. 정치의 대학 개입 논란과는 별개로, 교육과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를 줄이는 해법이 없으면 ‘블루칼라의 귀환’은 더 빨라질 것이다.
/ 글 Emma Burleigh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