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이후의 AI
생성형 AI 열풍은 과장을 벗고 재정렬 국면에 들어섰다. 스타트업 자금은 보수적으로 변했고, 기업 프로젝트는 ‘파일럿의 연옥’에 머무르며 연산 비용이 장벽이 되자 경영진은 ROI를 먼저 묻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를 ‘겨울’이 아닌 인프라·데이터 정비의 과도기로 보고 있다. By Sharon Goldman

2022년 11월 챗지피티(ChatGPT) 출시 이후 약 3년 동안 생성형 AI은 한낮의 여름 태양처럼 뜨겁고 끈질기게 열풍을 일으켰다.
오픈AI(OpenAI), 앤트로픽(Anthropic),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메타(Meta), 엑스에이아이(xAI) 등 열 추적 미사일처럼 치솟는 AI 기업에 태양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가트너(Gartner)는 전 세계 AI 지출이 2025년 약 1.5조 달러에 이르고 2026년에는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스마트폰, PC, 기업 인프라에 AI이 통합되면서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AI 업계 리더들은 여러 과제에서 인간처럼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는 인공일반지능(AGI)이 곧 도래할 것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기온이 떨어지고 있으며 스웨터를 입어야 할 것 같은 날씨가 돼가고 있다. 고객들과 금융 시장에서는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과연 수익으로 정당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중소 기업에 대한 스타트업 자금 지원은 더욱 엄격한 심사를 받고 있다. 기업 프로젝트들은 ‘시범 단계의 연옥’에 갇혀 있다. 기업 구매자들은 AI 지출에 대한 투자 수익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컴퓨팅 파워 비용 상승은 많은 잠재적 경쟁자들이 넘기 힘든 장벽이 되고 있다.
이 냉각기가 결국 “AI 겨울”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AI 겨울은 과거 AI 붐 주기에서 열기가 식고 투자가 마르는 단계를 뜻하는 업계 용어다. 제레미 칸 기자가 지적했듯 AI 겨울은 주로 비슷한 궤적을 따랐다. 유망한 발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는 식이었다. 때로는 특정 기술의 한계를 드러내는 학술 연구가, 때로는 실제 도입의 실패가 원인이 됐다. 대개는 두 가지 모두가 작용했다.
칸 기자는 최근 “과거 AI 겨울을 기준으로 보면 가을 징후가 몇 가지 보인다. 바람에 날리는 낙엽 한두 장 정도”라고 썼다. 이것이 “AI 투자를 한 세대 동안 얼어붙게 할 또 다른 한파의 전조인지, 아니면 다시 태양이 뜨기 전의 일시적 추위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후자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수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의 수석 분석가 로완 커런은 포춘(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필요한 재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온도계가 고장 났었다”라며 “이제야 정확한 온도를 읽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커런은 기업 고객들이 AI에서 손을 떼고 있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신 과장된 약속들에 직면해 재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에이전틱 AI는 모든 조직이 하룻밤 사이에 모든 직원에게 범용 AI 에이전트를 배포해야 하는 것처럼 홍보됐다. “이제 기업들은 ‘내일 당장 모든 직원에게 범용 에이전트가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데이터 구조와 콘텐츠 품질을 더 신중히 고려해 더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이다.”
2027년까지 완전한 인공일반지능(AGI)을 실현하겠다는 원대한 꿈은 분명 수그러들고 있다. 하지만 AI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커런이 보기에 경영진의 기대와 실제 결과 사이에 간극이 있을 뿐이다. 그는 경영진들이 자주 구체적 사업 목표와 무관한 지시를 내린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모든 직원이 하루에 두 번씩 생성형 AI를 사용해야 한다”라는 식이다.
“그때 실망감이 스며들기 시작한다”라고 그가 말했다. AI이 완전히 실패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기대치가 현실적인 응용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딜로이트(Deloitte) 최고기술책임자 빌 브릭스(Bill Briggs) 또한 AI을 둘러싼 분위기 변화를 인정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기술 버블 붕괴와 같은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확실히 변곡점에 와 있지만, 닷컴 버블 붕괴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AI은 여전히 변혁을 이끌고 있으며, 새로운 사업 모델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설명했다.
브릭스는 전반적으로 AI이 떠오르는 스타에서 조용히 모든 조직의 과정, 제품,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상시 운영자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은 전기처럼 진화할 것이다. 우리 일상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작동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두가 온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기술 연구 및 자문 기업 ISG(Information Services Group)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파트너 겸 사장이자 최고 AI 책임자인 스티브 홀(Steve Hall)은 AI 겨울이 올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초봄이다. 생성형 AI은 3년도 안 됐고, 에이전트 AI은 겨우 15개월 된 기술이다. 과대 선전은 극에 달했지만, 대부분 새싹과 꽃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했다.”
홀에 따르면 지금까지 투자는 주로 반도체와 대형 기술·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에 집중됐다. 이들 기업은 지난 3년간 자사 AI 프로젝트를 지원할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다. 한편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2024년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에 에이전트 기능을 추가하고 업무 과정에 지능을 더하는 데 힘썼다.
회의론자들이 도입 지연의 증거라고 보는 것을 홀은 자연스러운 실험 단계로 해석한다. “이런 시범 사업들은 규모 확장 실패가 아니라, 귀중한 자원을 투입하기 전 필요한 테스트와 검증 과정이다. 이는 이렇게 흥미진진한 기술에 대해 기업들이 보여야 할 정확히 올바른 대응이다.”
전반적으로 이런 AI 냉각기는 지나갈 수도, 더 깊어질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역사는 과대 선전만으로는 결코 열기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