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만 믿었는데…美농가, 배신감 느껴
![[사진=셔터스톡]](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1/50559_44237_922.jpg)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양국 사이에 낀 미국 콩 농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콩 수입국 지위를 무기 삼아, 농산물 구매를 정치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어서이다.
중국은 자국 내 돼지·닭 등 축산업 성장세에 맞춰 단백질 함량이 높은 콩 수요를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미국산 콩 126억 달러어치(미 전체 콩 수출의 절반 이상)를 사들이며, 미국의 최대 농산물 수출품인 콩 시장을 지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대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예년 같으면 9월 수확철이 시작되기 전 미국산 콩 구매 계약을 체결하던 중국은, 올해 5월부터 10월 말까지 단 한 건의 대규모 구매도 확정하지 않았다.
대신 중국은 브라질 등 남미산 콩으로 수입선을 돌리고, 자국 내 재배 면적도 확대했다. 미국 아칸소대 농업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이후 콩 재배 면적을 900만 에이커 늘리고 생산량도 860만 톤 증가시켰다.
미국 농민들은 이제 고통스러워졌다. 9세대째 농사를 짓는 케일럽 래글랜드(미국콩협회 회장)은 지난 10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보복관세로 최대 수출시장을 잃은 농가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토지, 종자, 비료 등 생산비는 치솟았지만 수익률은 급락해 올해 작황 기준으로 에이커당 약 109달러 손실이 예상된다”고 증언했다.
중국은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한·중·미 회담 직전 미국산 콩 1200만 톤 구매를 약속했지만, 이는 전년(2250만 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 이후 피해 농가 지원금 120억 달러를 약속하며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지만, 일부 농민들은 이를 ‘미봉책’이라 비판한다.
스콧 개프너 일리노이주 콩협회 이사는 CBS 인터뷰에서 “중국은 앞으로 3년간 2500만 톤 구매를 약속했지만 미국산에는 여전히 13%의 관세가 붙어 남미산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은 이미 전체 콩 수입의 71%를 브라질산으로 대체했다. 1990년대 말만 해도 2% 수준이었던 비중이 미국산 수입 감소 영향을 크게 받은 결과이다. 개프너는 “중국이 다른 공급국과 교역망을 고착화하면 미국 시장 호황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며 “그 손실은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세대가 쌓아온 농업 기반이 흔들리는 문제”라고 토로했다.
/ 글 Marco Quiroz-Gutierrez &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