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 케이뱅크, 이번엔 IPO 완주하겠다는데…‘몸값’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케이뱅크가 세 번째 IPO 여정에 나섰다. 시장은 관심은 케이뱅크의 눈높이에 쏠린다.

케이뱅크 상장 열차가 다시 레일에 올랐다. 지난 11월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시작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한 케이뱅크는 내년 상반기 중 코스피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상장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과 2024년에도 추진했지만, 증시 및 수요예측 부진으로 중도 포기했다. 3수 도전,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완주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이다.
◆ 2024년 IPO가 ‘흑역사’로 남은 이유
이전 두 번의 도전 가운데 2024년 IPO 철회는 케이뱅크 흑역사로 기억된다. 2022년 도전은 주식시장 약세와 높은 변동성이 맞물려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란 인식이 공공연했던 데 반해 2024년은 그렇지 않았던 까닭이다.
당시 케이뱅크는 상당히 의욕적이었다. 2022년엔 예비심사만 받아놓은 상태에서 더 진척 없이 철회했지만, 2024년엔 기관 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까지 진행했다. 업비트 수익 의존도를 10%대에서 1%대로 낮춘다든가, 가계 대출에 편중됐던 여신 포트폴리오를 사업자 대출로 확장하는 등 배경작업도 착실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목됐던 항목들을 하나하나 보완하는 등 노력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SI인 우리은행이 구주매출을 하지 않을 것’이란 하나 마나 한 이야기도 대단한 것처럼 기사화되는 걸 보고 우호적인 매체 환경 조성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수요예측 실패의 진짜 원인? ‘몸값’
그럼에도 케이뱅크는 막판에 철회를 택했다. 케이뱅크는 철회신고서 공시를 통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수요를 확인하지 못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수요예측 실패는 케이뱅크 안팎에서 상당히 예견된 바였다. 다만 케이뱅크 측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증시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꼽은 데 반해, 시장에서는 ‘높은 몸값’을 핵심 원인이라 생각한 점이 달랐다.
증시 부진 주장은 ‘케이뱅크 IPO 철회 직후’ 수요예측에 돌입한 LG CNS가 흥행에 성공하며 힘을 잃었다. LG CNS는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5조 2028억 원 ~ 5조 9972억 원으로 케이뱅크의 3조 9586억 원 ~ 5조 3억 원을 상회했다. 그럼에도 100대1 이상의 높은 수요를 기록해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한 반면, 케이뱅크는 주가 범위 내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IPO 완주에 실패했다.
위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4조~5조 원 몸값을 시장이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케이뱅크 측에서는 답답했을 거예요. 2022년 7조~8조 원 규모로 준비하던 걸 이만큼 깎았는데도 비싸다고 하니까요. 구주매출이 50%에 달하는 등 할인 요인이 일부 있었음을 감안해도 쉽게 수긍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지만, 안정적인 IPO 진행을 위해 연임이 점쳐진다. [사진=뉴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1/CP-2024-0163/image-fe0118a9-a37b-47c7-b6c7-07fd40e9a51f.jpeg)
◆ 세 번째 도전의 관건, 눈높이 조정
복수의 관계자는 이구동성으로 이번 세 번째 IPO 성패는 전적으로 “케이뱅크가 얼마나 더 눈높이를 낮추는지에 달렸다”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시장에서는 구주매출 비중을 줄이겠다거나 가상자산 경쟁력 우위를 점하겠다는 등의 밸류에이션 방어 전략 이야기가 돌지만, 핵심은 ‘현실적인 몸값’이란 뜻이다.
이들 관계자는 공통으로 지난 IPO에서 케이뱅크 몸값이 비현실적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당시 케이뱅크는 가치 산정 비교기업으로 일본의 SBI스미신넷은행(SBI Sumishin Net Bank)과 미국의 뱅코프(Bancorp), 한국의 카카오뱅크를 꼽았는데, 이들은 모두 케이뱅크 대비 경쟁력 우위 은행들이었다. 케이뱅크는 이들 은행 PBR(2024년 9월 기준 △SBI 2.96배 △뱅코프 3.11배 △카카오뱅크 1.62배) 평균값인 2.56배를 할인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해 4조~5조 원 몸값을 책정했다.
일각에서는 ‘케이뱅크가 이번 IPO 피어그룹에서 외국계 인터넷은행을 제외하고, 카카오뱅크만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과거 카카오뱅크보다 높게 책정했던 PBR 배수를 비슷한 수준으로 내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 PBR 논란의 핵심, 카카오뱅크 비교
은행은 자본 베이스 업종이란 점에서 ‘시가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인 PBR이 몸값 측정의 주요 기준이 된다.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대출 여력이나 BIS 비율, 성장 한계가 정해지는 까닭이다. 즉 은행의 가치는 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잘 굴리느냐’로 책정된다.
인터넷은행은 IT 프리미엄을 인정받아 시중은행 대비 더 높은 PBR 배수를 인정받는다. 인터넷은행이 보유한 금융 플랫폼이 자본을 운용하는 데 더 많은 이점이 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덕분이다. 가령 12월 현재 기준 KB금융 PBR이 0.76배인데 비해 카카오뱅크는 1.51배로, 약 2배 높은 배수로 거래되는 식이다.
문제는 같은 인터넷은행이라도 ‘자본을 얼마나 잘 굴리느냐’라는 경쟁력이 다르다는 점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와 동일한 수준의 PBR 배수를 적용받는 게 맞는지’ 의견이 나뉜다. 대다수가 카카오뱅크 경쟁력을 더 우위로 보면서 케이뱅크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다.
◆ 인뱅 프리미엄, 모두 같은 값은 아냐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 대비 높은 PBR 배수를 인정받는 이유가 금융 플랫폼인 것과 같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동일 PBR 배수 논란도 상당 부분 금융 플랫폼 경쟁력을 배경으로 한다.
금융 플랫폼 경쟁력은 비이자이익, 그중에서도 순수수료이익으로 가늠할 수 있다. 전통적인 은행 수익인 예대마진(이자이익) 부문이 규제산업 특성상 업체별로 큰 경쟁력 차이를 보이기 어려운 반면, 플랫폼은 그 매력도에 따라 비이자이익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비이자이익은 꾸준히 상승해 왔다. 2022년 64억 원에서 2023년 338억 원, 2024년 613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기준 623억 원을 기록해 한 분기를 남겨놓고도 직전년을 넘어섰다.

◆ 플랫폼 경쟁력, 비이자이익의 질적 차이
하지만 비이자이익을 순수수료이익과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관련이익(이하 공정가치 관련 이익) 등으로 나누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정가치 관련 이익은 보유 금융자산의 가격 변동으로 발생한 이익이다. 은행이 보유한 채권이나 파생상품 등 자산 가격이 오르면 수익으로 잡힌다. 대출이자수익과 달리 일회성이고 시장에 연동된 성격이 강해 ‘지속 가능한 이익’으로 고려되지 않아 핵심 영업이익에서 제외된다. 비이자이익에는 이 외에도 외환거래이익과 유가증권 처분이익, 기타영업이익이 포함되나 순수수료이익과 공정가치 관련 이익이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순수수료이익에는 지급결제나 카드‧송금‧펀드 판매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비이자이익에서 공정가치 관련 이익 등을 제외한 순수수료이익만 보면, 케이뱅크는 2024년 3.49억 원 적자전환한 데 이어 올해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순수수료손익은 –27.59억 원이었다.
이에 반해 카카오뱅크는 2024년 순수수료수익이 226.55억 원으로 흑자전환한 데 이어 지난 3분기까지 누적치도 195.2억 원에 달해 구별되는 모습을 보였다. (제3 인터넷은행으로 상대적으로 출발이 늦은) 토스뱅크의 2024년 순수수료손익은 –557.37억 원으로 적자를 지속했으나, 지난 3분기까지 연간 누적 순수수료손익이 –394.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433.37억 원 대비 10% 가까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플랫폼을 이용해 수익을 내는 곳은 현재로서는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 ‘완주’ 의지 분명…이번엔 시장 설득할까
시장에서는 ‘케이뱅크 측 FI 일부가 이 같은 차이를 인정하고 희망 가격을 조정하려는 의사를 비쳤다’라는 풍문도 나돈다. 카카오뱅크 현재 PBR인 1.50배보다 낮은 수준의 가격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IB업계 일각에서는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추측했다. “FI에 약속한 연 8% 이상 내부수익률(IRR)을 맞추려면 직전 희망가에서 눈높이를 크게 내릴 수는 없을 겁니다. 최소 시총이 4조 원 언저리는 나와줘야 할 거예요. 일부에서 ‘희망 PBR 배수가 카카오뱅크보다 크게 낮아졌고 예상 시가총액도 3조 얼마로 떨어졌다’라는 이야기가 떠도는데, 사실이 아닙니다. 그건 한국거래소가 예비심사를 승인하고 이후 케이뱅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에요.” 케이뱅크 관계자 역시 “증권신고서가 나와봐야 알 수 있습니다”라고 확인했다.
여러 추측과 적정 가격 논란에도 케이뱅크 3수 상장 열차는 일단 출발했고, 현재 달리고 있다. 어떤 채널 관계자든 ‘완주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판단하는 만큼 이번에는 중도 탈선 없이 종점을 향해 내달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최초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26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온라인 노출 일자에 맞춰 일부 내용이 수정됐음을 알립니다.」
/ 포춘코리아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