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 스크롤링 시대가 저문다”…아마존 알렉사 수장, ‘화면 없는 AI’ 예고
![[사진=셔터스톡]](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8/CP-2024-0163/image-c3df4ebe-d3a4-4a77-899e-3fd2c1c91c4d.jpeg)
스마트폰 화면을 끝없이 내려보는 ‘둠 스크롤링’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파노스 파나이 아마존 디바이스·서비스 총괄은 차세대 소비자들이 스크린 중심의 기술 사용 방식에서 벗어나 ‘주변형 지능(Ambient Intelligence)’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나이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포춘 브레인스톰 AI’ 콘퍼런스에서 “소셜미디어 피로감이 쌓이면서,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며 “앞으로의 기술 경쟁은 더 좋은 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용자 인식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AI 환경에서 성장한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을 켜고 앱을 열고 메뉴를 찾는 기존 컴퓨팅 방식에 점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파나이는 “둠 스크롤링에 지친 세대가 올라오고 있다”라며 “주머니 속, 몸에 착용한 기기, 집 안 어디에나 있으면서도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제품을 기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이가 그리는 미래의 사용자 경험은 화면을 들여다볼 필요조차 없는 형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휴대폰을 열고, 앱을 열고, 클릭하고, 찾고… 그런 과정이 전혀 없습니다. 그냥 질문하면 바로 답이 돌아오죠.”
그는 가족들과 외식 장소를 두고 벌어진 실제 경험을 예로 들었다. 보통이라면 각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검색에 몰두해 대화가 끊어질 상황이었지만, 대신 알렉사에게 물었다. AI는 몇 달 전 가족들이 ‘한번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식당을 기억해 바로 추천했고, 논쟁은 순식간에 끝났다.
파나이는 이를 두고 “주변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AI가 만들어내는 아주 단순하지만 기분 좋은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화면 없는 미래를 뒷받침하기 위해 아마존은 새로운 하드웨어 실험을 공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파나이는 구체적인 제품 로드맵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스마트 스피커나 스마트폰이 최종 형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 디바이스의 다음 폼팩터가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라며 “아이디어로 가득 찬 실험실이 있지만, 대부분은 실제 제품으로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와 조니 아이브의 협업처럼 웨어러블이나 AI 안경을 출시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아마존이 이미 이어버드·웨어러블·과거의 스마트 글래스까지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무엇이 나올지는 말할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사람들은 어디를 가든 자신의 AI 어시스턴트를 곁에 두고 싶어 할 겁니다.”
항상 듣고 있는 기기가 집 안에 놓인다는 점에서 보안 우려도 뒤따른다. 이에 대해 파나이는 단호하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보안은 고객과의 계약이다. 이 계약을 깨는 순간 고객은 떠난다. 아마존은 보안에서 단 하나의 지름길도 허용하지 않는다. 보안이 제품 설계의 ‘첫 번째 전제’이다.”
이 같은 미래로 가는 다리는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알렉사 플러스(Alexa Plus)’다. 파나이는 이를 단순한 음성 비서가 아니라 집 전체를 관리하는 ‘홈 매니저’이자 ‘버틀러’로 규정했다.
기존 알렉사가 명령 위주의 도구였다면, 알렉사 플러스는 맥락과 기억을 바탕으로 이해의 깊이를 확장한다. 파나이는 “최근 몇 주 동안 두세 번 질문했을 뿐인데도, AI의 이해와 반응이 달라진다”라며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파악한다”라고 말했다.
파나이가 그리고 있는 궁극적인 목표는 분명하다. 스크린에서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사용자에게 시간을 돌려주는 것이다. 그는 “배움과 독서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라며, “둠 스크롤링에서 벗어나는 변화는 기술 진화이자 문화적 전환”이라고 말했다.
/ Nick Lichtenberg &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