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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169%, 백금 172%…파월이 지피고 트럼프가 키운 ‘귀금속 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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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크리스마스 휴장 뒤 다시 열린 시장에서 미국 주식은 큰 변동이 없었다. 대신 귀금속 시장이 요동쳤다. 은 가격은 9.6% 급등해 온스당 78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금은 1.3% 올라 온스당 4561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백금은 10.5% 급등해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팔라듐도 13% 뛰었다.

연초 이후 상승률로 보면 은은 169% 급등했다. 백금은 172% 올랐다. 팔라듐은 124% 뛰었다. 금의 연초 이후 상승률 73%를 훌쩍 앞선다. 엔비디아(Nvidia)의 42% 상승과 S&P 500의 18% 상승도 넘어섰다.

이번 랠리의 직접적 계기는 지정학 이슈였다. 미국이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표적을 공습했다. 긴장감은 더 커졌다. 최근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압박 수위를 높였다. 추가 유조선을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 마두로(Maduro) 정권의 핵심 재원인 석유 수입을 조이려는 움직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카리브해에 특수작전 항공기와 병력, 장비를 대규모로 투입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전력은 수개월째 쌓여온 해군 함정 전단과 합류하는 흐름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미국의 공격 범위가 ‘마약 운반 의심 선박’에서 지상 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취지의 신호도 내비쳤다.

새 지역 분쟁 가능성이 거론되자 투자자들은 피난처를 찾기 시작했다. 동시에 ‘부채 우려’가 달러나 엔 같은 전통 자산보다 귀금속을 더 안전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로빈 브룩스(Robin Brooks) 선임연구원은 일요일 서브스택(Substack)에 글을 올려 ‘통화가치 희석(디베이스먼트) 거래’가 다시 힘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귀금속이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시점이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이 여름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라고 짚었다.

브룩스는 이 흐름이 “연준의 완화와 부채의 ‘화폐화’ 우려에 의해 촉발됐다”고 썼다. 그는 8월 22일 잭슨홀(Jackson Hole)에서 나온 파월의 비둘기파적 발언과 12월 10일 연준의 최근 금리 인하가 귀금속 급등의 주요 촉매였다고 봤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지속 가능성이 의심될 만큼 부채가 불어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뜨겁게 놔둘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물가가 오르면 채권의 실질가치가 깎인다. 그 과정에서 부채 부담을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브룩스는 이런 거래가 귀금속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다. 스위스나 스웨덴처럼 공공부채 비율이 낮은 나라들의 통화 가치가 금·은 가격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는 스웨덴 크로나(Krona)에 특히 시선이 쏠린다고 했다. 크로나는 원래 변동성이 큰 통화로 안전자산 성격이 강하지 않았다. 그런데 ‘통화가치 희석’ 우려가 이런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가 베테랑인 에드 야르데니(Ed Yardeni)는 다른 이유를 들었다. 그는 내년 미국의 통화·재정 정책이 과도한 부양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귀금속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봤다.

월가에선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연준이 채권 매입을 다시 늘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트럼프의 감세 효과가 소비자에게 체감되기 시작할 거란 전망이 더해진다. 트럼프는 ‘관세 배당금(tariff dividend)’ 수표 지급 가능성도 흘렸지만, 이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야르데니는 최근 메모에서 “어쨌든 2026년 첫 4개월 동안 연방 재정적자가 크게 불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 경우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미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릴 수 있고, 이는 주식시장 조정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다.

/ 글 Jason Ma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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