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4% 급락한 코스피…하이닉스 반등에 5500선 턱걸이

코스피가 장중 4%대 급락을 딛고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5500선을 간신히 지켰다. 미국 반도체주 급락에 장 초반 5300선까지 위협받았지만 SK하이닉스가 반등하고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소폭 상승 마감했다. 다만 외국인이 1조원 가까이 순매도하고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의 4배를 웃도는 등 시장 전반으로 온기가 퍼지지는 못했다.
23일 코스피는 어제보다 16.53포인트(0.30%) 오른 5550.30로 마감했다. 130.60포인트(2.36%) 내린 5403.17에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장중 227.79포인트(4.12%) 하락한 5305.98까지 밀렸다. 이후 하락분을 만회하고 상승 전환해 장중 최고치로 마감했다.
기관은 872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고 개인도 52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9941억원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는 개장 전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검토 중단 발표를 내놨지만 장 초반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 반도체주 급락 여파로 2%대 하락하며 119만원대까지 밀렸다. 다만 이후 상승 전환해 어제보다 5만4000원(4.42%) 오른 127만7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와 기업공개(IPO) 검토를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생산능력 확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했지만 자본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단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추진을 놓고는 중복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도 장 초반 3%대 하락세에서 벗어나 1000원(0.47%) 오른 2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SK스퀘어는 3.20%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71% 급등했고 삼성생명도 1.45% 올랐다. 반면 KB금융(-3.29%)과 신한지주(-2.44%), 삼성전기(-2.01%), 현대차(-1.99%), LG에너지솔루션(-1.79%) 등은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어제보다 12.41포인트(1.62%) 내린 751.69에 마감했다. 748.32에 출발해 장중 732.87까지 밀린 뒤 낙폭을 줄였다. 개인이 63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16억원과 24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반등에도 반도체주를 둘러싼 불안은 남아 있다. 빅테크가 AI 투자를 계속 늘릴 수 있을지와 국내 반도체 기업의 높은 이익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쟁점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급락에 대해 ‘시장이 반도체 기업의 이익 증가가 일시적인지 구조적인지 재평가하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최근 주식시장의 혼란이 본격적으로 AI 버블이 터질 것을 예고하는 신호로 보지는 않는다”며 “반도체를 보더라도 주가 상승이 이익 창출 능력과 무관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주문 잔고 증가를 들었다. 빅테크의 자금조달 부담은 커졌지만 실제 고객 수요가 늘면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는 과장되지 않은 합리적인 것”이라며 “AI 투자사이클의 지속력에 대한 신뢰가 힘을 얻으면 한국 주식시장은 다른 국가들이 받는 주가순자산비율(PBR)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