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에 반박당한 메모리 정점론…삼전닉스 급등에 코스피 6000 탈환

장 초반 부터 달아오른 코스피가 결국 6000선을 되찾았다. 미국 메타발 인공지능(AI) 투자 훈풍에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이 더해지면서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도 매수세에 힘을 보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어제보다 374.10포인트(6.63%) 오른 6012.44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6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4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27일 마감가 대비 125.51포인트(2.23%) 상승한 5763.85에 출발해 상승폭을 키웠다. 장중 한때 6032.28까지 오르며 6000선을 넘어섰고, 장 막판까지 상승세를 지켜냈다. 오전에는 전날에 이어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158억원, 9608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1조80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빨간불(상승)을 켰다. 삼성전자는 어제보다 9.01% 오른 24만20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0.89% 급등한 148만7000원로 마감했다. 반도체 투톱이 나란히 큰 폭으로 오르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그 외 SK스퀘어(11.23%), 삼성전자우(11.10%), 삼성전기(8.74%) 등 반도체 관련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생명(8.82%), KB금융(4.34%), 현대차(1.89%), LG에너지솔루션(1.83%)도 상승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0.15% 하락했다.
이날 증시를 달군 주인공은 단연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개장 전 3분기 영업이익이 83조3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배 넘게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76조7000억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도 104조6155억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100조원을 넘어섰다.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까지 더해졌다. SK하이닉스는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올해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포함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신규 자사주 매입은 최근 자사주 매입 수급 공백 이후 약해진 국내 매수 기반을 실제로 보강할 수 있는 긍정적 이슈”라고 평가했다.
이번 반등이 AI 투자에 대한 우려를 실적으로 해소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증권사 평가가 나온다. 최근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지만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제출하며 시장을 달궜고, 메타가 추진하는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조달이 흥행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재원 연구원은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S-1)가 AI 서비스의 수익화 가능성을, SK하이닉스는 그 수요가 메모리 가격과 영업이익, 주주환원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며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와 메모리 이익 정점론이 실적으로 반박당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외국인 매수세까지 동반되며 반등의 2부 능선을 긍정적으로 통과 중”이라면서도 “AI 고객사의 현금흐름과 자금조달 부담은 남은 검증 변수”라고 짚었다.
한편 코스닥도 상승세에 합류했다. 이날 코스닥은 어제보다 27.45포인트(3.69%) 오른 771.28에 마감했다. 기관이 223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849억원, 30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레인보우로보틱스가 15.08% 급등했다. 주성엔지니어링(6.12%), 에코프로(3.09%), 에코프로비엠(3.07%), 알테오젠(2.06%) 등도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