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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제안 거절하려면 이유 대라”…한국형 베어허그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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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제안을 받은 이사회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따져 수용 여부를 판단하고 그 이유를 공개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업 저평가 해소를 위한 ‘한국형 베어허그’ 법안에 이사회의 검토 기준과 설명 의무를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베어허그가 국내 기업의 저평가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수 제안을 받은 사실을 알리는 데서 나아가 이사회가 충분히 검토하고 주주에게 판단 근거를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어허그는 인수 희망자가 대상 기업 이사회에 현재 주가보다 높은 가격의 인수 제안을 공개적으로 제시하는 M&A 전략이다. 일반주주에게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 기회를 제시해 이사회와 지배주주가 제안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방식이다.

이날 환영사에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베어허그가 우리 시장의 저PBR을 해소하는 데 가장 강력한 묘약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에도 성공 사례가 있고 시장 친화적인 해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이 지난 9월3일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수 제안의 접수 내용과 검토 계획·판단 결과 등을 공시할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주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개매수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의견 표명도 의무화한다.

인수 제안만으로도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도록 압박할 수 있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이사회가 제안을 거절하려면 그 이유를 주주에게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독자 경영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면 기업가치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현금과 부동산 등 보유 자산에 비해 주가가 낮아도 일반주주가 그 가치를 누리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금고에 현금이 가득 들어 있는데 그 열쇠는 오로지 최대주주만 가지고 있고 그 열쇠만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되고 있다”고 비유했다. 최대주주와 인수자 사이에서만 오가던 거래 조건을 공개해 전체 주주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배주주가 매각을 거부하면 제도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심혜섭 변호사는 거부 이유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주주에게 유리한 제안인데도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유지하며 얻는 사적 이익 때문에 반대한다면 이해충돌 문제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심 변호사는 “이해충돌 상황은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며 독립적인 이사들로 구성한 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세미나에서 김정남 전 APG 매니징디렉터가 발표하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제도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이사회가 무엇을 검토하고 언제까지 답해야 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형식적인 답변을 내놓거나 검토를 무기한 미루면 주주거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정남 전 APG 매니징디렉터는 “이사회가 어떤 행동을 언제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 범위를 정확히 정해야 한다”며 “판단 기준도 장기적인 전체 주주의 이익 증대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행 가능한 인수 제안을 가려낼 기준도 필요하다. 김 전 매니징디렉터는 일본 지침을 소개하며 제안 가격과 일정이 구체적인지 살피고 인수 자금과 인허가 가능성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가를 띄우거나 경쟁사의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은 아닌지도 따져야 한다고 봤다.

공시 범위를 넓히자는 제언도 내놨다. 국내에서는 인수 희망자가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최대주주와 직접 협상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다. 최대주주나 모회사에 들어온 인수 제안도 공시 대상에 포함해 일반주주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 변호사는 “주주가 알아야 할 내용을 알고 이사회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며 “설명을 듣고도 납득하지 못하면 주주가 이사회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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