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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쓰이는데 검증 낮추나”…회계사회가 서울시 조례안에 반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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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간위탁사업의 회계감사를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바꾸는 방안이 다시 추진되자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세무사도 검증 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에 대해 세금 집행의 검증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공회는 서울시의회가 지난달 23일 입법예고한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관련해 현행 회계감사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2일 밝혔다. 채유미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민간위탁사업의 회계감사를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바꾸고 검사 수행자에 세무사와 세무법인을 추가하는 내용이다.

민간위탁은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서비스 등의 수행을 민간기관에 맡기는 제도다. 한공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자체의 민간위탁 예산은 약 14조6000억원에 달한다. 민간기관이 사업을 수행하지만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사업비를 정해진 용도와 기준에 맞게 썼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한공회가 문제 삼는 대목은 지난해 조례를 개정한 취지와 제도 운영의 일관성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3월 민간위탁 사업비 사용에 대한 사후 검증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결산서 검사를 회계감사로 변경했다. 검증 업무도 공인회계사와 회계법인이 맡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당시 결정을 다시 뒤집는 내용이다.

한공회는 “회계감사로 정상화된 제도를 다시 1년여 만에 간이한 결산서 검사로 변경하려면 합당한 근거가 필요하다”며 “근거 없는 변경은 시민의 세금이 쓰이는 민간위탁사업에 대한 검증 수준 하향 논란과 함께 서울시와 수탁기관에 제도의 잦은 변경 논란에 따른 혼란과 부담만 초래한다”고 짚었다.

서울시 민간위탁사업의 검증 방식은 세무사의 참여 여부를 둘러싼 소송과 조례 재개정을 거치며 여러 차례 바뀌었다. 서울시는 사업비 정산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되자 2014년 외부 회계감사 제도를 도입했다. 수탁기관이 매년 사업별 결산서를 작성하고 서울시가 지정한 공인회계사나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도록 했다.

서울시의회는 2021년 12월 이를 결산서 검사로 바꾸고 세무사도 참여하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을 의결했다. 사업비가 정해진 기준에 맞게 쓰였는지 확인하는 업무의 수행자를 회계사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참여 범위를 넓혀 수탁기관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서울시는 공인회계사법 위반을 이유로 재의를 요구했다. 시의회가 2022년 재의결하자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2024년 10월 서울시의 청구를 기각했다. 민간위탁사업에 반드시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는 법적 의무는 없고, 회계감사와 구별되는 결산서 검사는 세무사도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 규모와 성격에 따라 지자체가 감사 또는 검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판결로 결산서 검사 제도가 시행됐지만 시의회는 약 5개월 뒤 회계감사를 다시 도입했다. 한공회는 이처럼 회계감사를 재도입한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공회는 “개정안은 엄격한 회계감사 제도를 간이한 수준의 ‘결산서 검사’로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업무수행자 확대를 위해 민간위탁사업에 대한 검증 수준을 낮추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자체별로 검증 방식이 달라지고 조례 개정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 개정도 촉구했다. 같은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도 지역에 따라 검증 수준에 차이가 생기는 만큼 공통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공회는 “현재 민간위탁사업에 대한 감독은 지자체별 조례에 따라 방식과 범위가 달라, 똑같이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지역에 따라 검증 수준에 차이가 생기고, 조례 개정을 둘러싼 논쟁도 반복되고 있다”며 “법률 차원에서 공통된 감독체계가 확립될 수 있도록 민간위탁 회계감사를 규정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조속히 심사·처리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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