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고 깎고 자르고”…사활 건 한전 ’25조 자구책’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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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악의 적자난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가 오는 2026년까지 25조원 이상의 재무개선을 추진한다고 12일 발표했다./사진=뉴스1
사상 최악의 적자난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가 오는 2026년까지 25조원 이상의 재무개선을 추진한다고 12일 발표했다./사진=뉴스1

한국전력이 25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관련 자구책을 마련했다. 2021년 이후 44조원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자체 해법이다. ‘제 살을 깎을 정도’의 개혁으로 전기요금 정상화에 따른 국민 부담과 불편을 조금이나마 경감한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미래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 매각, 탄소 중립 정책에 반하는 계획, 기존 인력의 업무 과중 등 한전의 자구책이 말 그대로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전은 12일 자산 매각과 전력설비 건설 이연 등을 포함해 25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전은 ’22~26년 재정건건화 목표’로 △자산매각 2조9000억원 △사업조정 5조6000억원 △비용절감 3조원 △수익확대 1조1000억원 △자본확충 7조4000억원 등 20조원의 재무구조 개선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이날 전력구입비 절감 등을 통해 5조6000억원의 추가 개선책을 발표했다.

7조원 규모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본 확충은 자산 재평가 과정을 뜻한다. 한전은 전국적으로 250여개의 지역본부, 지사 등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 건물과 토지 등에 부동산 가격 상승분 등을 반영하면 재무제표 상 자산의 가치 증가로 이어진다. 경영 실적 등이 좋지 않거나 재무 건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이 자주 활용하는 방법이다.

전국적으로 보유한 건물·토지 매각은 주요 이슈다. 원활한 전력공급을 위해 건설한 변전소, 건물 등이 소위 ‘알짜배기 땅’으로 바뀐 곳이 많다. 한전은 수도권 대표자산인 여의도 남서울본부의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건물과 부지는 공시지가로 2440억원 규모다.

한전 영업비용의 90%를 차지하는 전력 구입비에 대한 절감 대책도 내놨다. 전력 수요 입찰 예측정확도 개선과 공기업 석탄발전상한제 탄력적 운영 등이 세부대책인데, 비싼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보다 저렴한 석탄 발전소를 돌려 전력구입비를 낮추겠다는 의미다. 탄소중립 및 저감 정책에 반할 수 있어 일부 반발이 우려된다.

조직·인력 효율화 방침 아래 올해 1월 업무통합·조정 등으로 에너지 공기업 최대 규모인 496명의 정원을 감축했다. 퇴직자와 채용 모집 정원 축소 등에 따른 자연감축분이다.

한전은 특히 변전소 확충 등 전력설비 건설인력 약 1100명, 해외원전 수주시 원전 건설인력 약 224명, 전사 계통운영 정책 수립 및 계통관제·제어 인력 약 259명 등의 필수 증가 소요 인력을 내부 인력으로 대신한다. 1600여명의 새로운 인력이 해야 할 일을 내부 인력이 나눠서 해야 하는 것으로 업무 부담이 과중될 수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유지해온 전국 행정구역 기준의 지역본부 15곳과 지사 234곳에 대한 통폐합도 이뤄진다. 한전은 관계자는 “주요 거점 도시 중심으로 조정하고 지역 단위 통합업무센터 운영을 통한 단계적인 업무 광역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90억원 규모의 임직원 임금 반납도 이뤄진다.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2직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전부 반납하고, 한전은 추가로 3직급 직원의 임금 인상분의 50%를 반납 하기로 했다. 이하 전직원의 동참과 관련해서는 노동조합의 합의를 거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미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자산의 매각부터 인력 축소 및 효율화에 따른 직원들의 업무량 증가, 임금 동결까지 한전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며 “전기요금 현실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전의 자구책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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