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예금 등장…은행에서 돈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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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지난해말 연 5%대까지 올랐던 은행 예금금리가 2%대까지 떨어지면서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더 이상 은행 예금으로는 원하는 수익을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38개 중 6개 상품의 기본금리가 연 2%대로 나타났다. 기준금리인 3.5%를 넘는 상품은 6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 연 4.85~5.18% 수준이던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1년 만기 예금 최고금리도 이날 3.4~3.57%로 6개월만에 상하단 모두 1.5%포인트(p) 가량 하락했다.

예금금리가 하락한 데는 은행채 금리가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은행채 1년물 금리(AAA등급·무보증)는 지난해 11월 5%를 넘어선 이후 지난달 3.5%대까지 지속 하락했다.

예금금리 매력이 떨어지다보니 은행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30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4000억원 줄었다. 앞서 3월에도 정기예금 잔액이 8조8000억원 빠지면서 두 달 연속 예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전체로 봐도 은행에서의 자금 이탈은 극명하다. 올해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국내은행의 수신 잔액은 41조6000억원 감소했다.

은행에서 나간 돈은 머니마켓펀드(MMF)나 주식시장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자산운용사의 수신 잔액은 879조3000억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8조6000억원 늘었다. 특히 단기금융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MMF 잔액이 180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9000억원 늘었다. 올해 전체로 봐도 4월말까지 자산운용사 수신잔액은 48조2000억원 늘었다.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6일 기준 49조9422억원이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46조4484억원)보다 7.5% 늘어난 수치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에서의 자금 이탈은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높일만한 이유가 없어서다. 특히 1분기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해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예금금리를 높일 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하 주문이 계속되고, 순이자마진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하려면 예금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또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된 만큼 예금금리가 오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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