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며 고개 푹…최악 땐 ‘전신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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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신경외과 전문의)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이근호(신경외과 전문의)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외부 기고자 – 이근호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직장인 권 모(남·37) 씨는 업무 대부분을 진행할 때 메신저를 활용한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손에서 핸드폰이 떠나질 않는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친구들과 팀원들이 있는 스마트폰 단체 대화방에서는 쉼 없이 메시지가 들어온다. 게임과 유튜브 시청은 물론 독서, 내비게이션, 길을 걷거나 이동할 때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 정도로 모든 일상이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일’로 이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목 통증과 함께 어깨 근육이 뭉친 듯 뻐근한 증상이 지속되더니 최근에는 팔저림 증상까지 더해져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생겼다. 병원을 찾은 권 씨는 흔히 ‘목 디스크’라 불리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진단받았다.

최근 지하철·버스·카페 등에서 고개를 푹 숙인 채 스마트폰에 빠진 모습을 많이 본다. 스마트폰의 사용 빈도가 늘어나면서 목을 숙인 채 오랫동안 잘못된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잘못된 자세·습관은 목 디스크를 유발한다.

7개의 경추(목뼈)로 이뤄진 목은 목뼈에 가해지는 압력·충격을 분배하기 위해 ‘C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목은 하중을 받았을 때 스프링처럼 쿠션 역할을 한다. 그런데 목을 길게 빼며 고개를 떨구고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는 목의 커브가 없어지면서 정상적인 움직임의 균형을 깨뜨리고 목·어깨에 통증을 유발한다.

이때 목뼈들을 감싸고 있는 인대와 주위 조직의 길이가 늘어나고,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외부로부터 받는 충격 흡수를 잘하지 못하게 돼 운동,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당할 수 있다. 척추 가운데 가장 예민한 부위인 경추는 다른 부위에 비해 손상을 입기 쉬운데 교통사고나 낙상, 운동 중에도 다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목 디스크 초기에는 목에서만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디스크가 점차 돌출되면서 팔로 가는 신경을 압박하면 목·어깨 통증, 팔 저림, 두통 등이 발생한다. 이렇게 경추 신경이 손상을 입으면 최악의 경우 전신마비까지 올 수 있다.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가 되는 것도 이 경추 신경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디스크 초기에는 자세 교정과 약물치료, 운동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비수술적 치료에도 6주 이상 증상에 호전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목 디스크를 예방하려면 갑자기 목을 비틀거나 크게 돌리는 행동을 피하고, 목·등을 곧게 세우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등·어깨의 근육은 목을 지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등·어깨 근육을 강화하는 게 목 건강에 효과적이다. 목에 뻐근함과 불편함이 있거나 두통이 자주 생기는 등의 이상 징후가 생긴다면 빨리 생활 속 자세 교정을 해준다.

목 디스크 증상이 경미한 경우 자세 교정,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방치하다 상태가 악화하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치료를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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