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어서 안 마신다…’반짝’ 인기 후 외면받는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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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GF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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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각종 콜라보레이션(콜라보)을 통해 주류 트렌드를 이끌었던 수제맥주 시장이 점차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위스키·하이볼·전통주 등으로 주류 트렌드가 다변화하면서 맛과 특색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영향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수제맥주 업체들이 상품력보다는 이슈에 집중한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 주요 3사의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이 급감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콜라보 제품을 통해 인기를 끌었던 수제맥주 상품의 인기가 사그라지면서다. 이에 편의점 업체들도 수제맥주 제품보다는 위스키, 하이볼, 전통주 트렌드에 맞춘 제품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실제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지난해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은 각각 60.1%, 76.6%, 65%로 직전 해 매출 신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올해 초부터 지난 12일까지 맥주 매출 신장률은 4.3%, 28.7%, 10%로 더 낮아졌다. 2020~2021년 2년간 3배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수제맥주를 강화하던 편의점 업체들도 하나둘 위스키, 하이볼 등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RTD(Ready To Drink) 트렌드에 맞춘 캔 하이볼인 ‘스카치위스키하이볼’을 출시했다. 위스키 원액에 탄산수만을 섞은 하이볼 상품으로 스코틀랜드 위스키인 ‘레전더리스콧위스키’가 사용됐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월에도 제주도 돼지고기 맛집 ‘숙성도’와 콜라보한 ‘숙성도 하이볼’ 2종을 출시하는 등 현재까지 8종의 RTD 캔 하이볼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2030세대 사이에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주류인 하이볼을 전략 주류상품군으로 키우려는 의도다.

CU와 GS25도 잇달아 하이볼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CU는 지난해 11월 편의점 업계에선 처음으로 RTD 하이볼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전통주인 ‘안동 소주’를 활용한 ‘안동 소주 하이볼’을 출시하는 등 하이볼 상품 강화에 나섰다. GS25도 지난달 AI가 만든 하이볼인 ‘아숙업레몬스파클’ 하이볼에 이어 지난 8일 증류식 소주 화요를 넣은 한국형 하이볼 ‘하이요버블리’를 출시한 바 있다.

하이볼뿐만 아니라 희귀 위스키를 확보하거나 특정 위스키를 단독 판매하는 등 위스키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CU는 지난 2월 한국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 증류소인 쓰리소사이어티스 상품인 ‘기원 배치 1’을 단독 판매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도 ‘기원 배치2’를 단독 판매했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희귀 위스키 물량을 확보해 판매하는 등 위스키 상품군 강화에 나섰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곰표 밀맥주의 성공 이후 유사 상품들이 난립하면서 고객들의 피로감이 커졌고 이후에는 상품력보다 이슈에 집중한 상품들이 들어오면서 인기가 급감했다”며 “더불어 위스키, 프리미엄 소주, 와인, 하이볼 등으로 주류 수요가 분산되며 신장률이 꺾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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