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레이트 앞이 왜 젖었지? MLB에 숨겨졌던 홈 어드밴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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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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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는 주 5회 드론이 뜬다. 드론엔 잔디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적외선 센서가 부착돼 있다. 모니터링 결과 그라운드에 변화가 감지됐다. 유격수와 2루수가 서 있는 내야 흙과 맞닿은 외야 잔디 가장자리의 상태가 예년에 비해 훨씬 좋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즈(NYT)는 올해부터 메이저리그 야구(MLB)에 도입된 수비 시프트 금지조항 덕분이라고 해석했다. 내야수가 흙으로 된 일명 ‘다이아몬드’ 지역을 벗어나 잔디 위까지 올라갈 수 없게 되면서다.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도입된 이 조항이 야구장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는 거다.

특히 NYT는 ‘홈구장 이점 뒤에 묻혀있던 비밀’이라는 기사에서, 기술의 발전 등으로 과거 구장 관리 직원들이 홈팀에 유리하도록 눈에 띄지 않게 ‘세팅’하던 관행도 바뀌었다면서 과거 각 구단이 구장 상태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MLB 팀들은 자신의 천연잔디 구장을 스스로에 유리하도록 관리했다. 예를 들어 땅볼 유도를 잘하는 투수가 선발인 날엔 타구 속도가 조금이라도 느려지도록 잔디 길이를 조금 더 길게 남겨둔다. 투수 마운드는 그날 홈팀 투수의 성향에 따라 높낮이나 딱딱한 정도가 달라지기도 했다.

1회 수비를 먼저 하는 홈팀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홈플레이트 앞에 물을 흠뻑 적셔두는 방법도 있다. 땅볼 타구 첫 바운스가 적셔둔 쪽에 맞을 경우 공의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물이 채 마르기 전에 먼저 수비 하는 ‘홈팀’의 내야 땅볼 수비에 유리한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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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투수 짐 팔머의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그는 “디트로이트의 옛 타이거 스타디움에 등판하던 날, 마둔드와 싸웠던 걸 아직도 기억한다”고 했다. 마운드의 땅이 마치 콘크리트처럼 딱딱해서다. 팔머는 “투구 연습을 하며 자신의 스파이크로 땅을 차거나 파려고 했지만, ‘콘크리트’ 땅은 몇 이닝 동안 저항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마운드는 경사가 달랐고, 일부는 너무 높거나 낮거나 흐물흐물했다”며 “경기를 운영하면서 적응해야 했다”고 기억했다.

최근에는 이런 관행이 거의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수석 그라운드키퍼 니콜 셰리는 “개별 야구장마다 약간의 ‘뉘앙스’가 살아있겠지만, 필드에 속임수를 써 승부를 조작하려는 건 과거의 일이다”며 “대부분은 선수의 안전과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해 유지·관리 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야구장에서 주로 쓰이는 ‘켄터키 블루그래스’는 하룻밤 사이에 손톱 길이만큼 자라기 때문에 매일 약 1과 1/4인치가 남도록 깎아준다. 투수 마운드는 강력한 모니터링 대상이다. MLB는 빛과 거리를 측정한다는 의미의 ‘라이다(LiDAR)’ 레이저 기술을 사용해 야구장의 마운드를 측정한다. 규정집에 정해진 마운드 높이 10인치보다 높거나 낮은지 감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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