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충격’ 올해는 없었다…한숨돌린 한은, 동결 기조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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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각) 워싱턴의 연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과 한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2.0%p로 벌어졌다. 2023.07.27.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각) 워싱턴의 연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과 한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2.0%p로 벌어졌다. 2023.07.27.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예상보다 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연설 직전 기준금리를 5연속 동결했던 한국은행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원/달러 환율 등 측면에서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큰 동요없이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파월 의장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적인 수준에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지다. 다만 사실상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일 뿐 강경 메시지가 추가되진 않았다.

이에 같은 날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을 소화하며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전장 대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7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67%) △나스닥 지수(0.94%)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8월 잭슨홀 미팅 당시 파월 의장의 고강도 매파적 발언이 시장에 충격을 줬던 것과 대비된다. 파월 의장은 당시 “미국 경제에 약간의 고통이 따르더라도 당분간 금리 수준이 높게 이어질 것”이라고 금리인상을 예고한 뒤 같은해 9월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이른바 ‘자이언츠스텝’을 밟은 바 있다. 이에 글로벌 주가는 급락했고 8월 1300원 초반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9월 1430원대까지 치솟았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파월 의장의 연설을 두고 “의도적인 모호성이 크고 추가 금리인상 여지를 재확인해 조기 금리인하 기대를 소폭 감소시켰다”고 평가하면서도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발언 내용과 크게 달라진 바 없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8월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현행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월, 4월, 5월, 7월에 이은 5연속 동결이다. 2023.8.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8월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현행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월, 4월, 5월, 7월에 이은 5연속 동결이다. 2023.8.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 하루 전 기준금리를 5연속 동결(연 3.5%)했던 한은도 한고비를 넘기게 됐다. 한미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2%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한은은 금리를 동결했는데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내놓는 것 자체만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가계부채 문제와 한미금리차 우려에도 한은은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발(發) 리스크까지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은 통화정책의 기본 책무인 ‘물가’와 ‘금융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금리를 그런 쪽(경기)에 더 무게를 둬야되는 것 아니냐는 말에 대해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시장에선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도 그렇다고 내리지도 못하는 딜레마 속에 한동안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반면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한은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월 의장의 연설이 예상가능한 범위 내에 있었다고 해도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준이 9월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은 80%다. 하지만 11월 FOMC에서의 동결 전망은 44.5%로 떨어진다. 반대로 연준이 11월에는 0.25%p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은 46.7%로 동결 관측보다 높다.

이 총재는 “환율 수준이 적절하냐 아니냐 보다는 변동성에 더 집중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장이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금리뿐만 아니라 미시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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