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거품 무는 연기로 연기상 수상한
신인 배우의 정체
2023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Palme d’or)’을 수상한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가 한국에서도 최근 개봉했는데요.
블랙 코미디를 가미한 스릴러, 법정 영화로 주목을 받은 이 영화에서 칸의 중복 수상 불가 원칙을 깨고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가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 부부의 반려견인 보더콜리 ‘스눕’을 연기한 메시가 그 주인공인데요. 연기를 ‘개’ 잘하는 개에게 수상하는 ‘개 종려상(Palme dog)’을 수상한 겁니다.
영화에서 메시는 약을 먹고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연기를 실제처럼 해내 많은 관객과 비평가, 영화 관계자들의 찬사를 받았는데요. 많은 심사위원단이 이 연기를 수상 이유로 꼽았습니다.
개에게 상을 준다고?
그런데 개가 상을 받는다는 이야기 혹시 들어보셨나요? 아마 처음 들어보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칸 영화제에는 다양한 독립 부문 수상이 존재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이 받았던 ‘퀴어 종려상’도 있고요.
이번에 ‘메시’를 연기한 보더콜리 스눕이 받은 ‘개 종려상’ 또한 그 중 하나로 2001년 처음 창설되어 현재까지 코로나로 취소된 2020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시상되어 온 상입니다.
말 그대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개에게 주어지는 상인데요. 꼭 실제 개에게만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픽사의 감동적인 애니메이션 ‘업’에서 활약을 선보인 가상의 개 ‘더그’ 또한 2009년에 개 종려상을 받은 가상 배우로 기록되었습니다.
연기 개 잘하는 개들의 전성시대
최근 개봉한 뤽 베송 감독의 영화 ‘도그맨’에서는 무려 115마리의 개가 등장해 액션을 펼치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 장면을 위해 무려 25개국에서 개들이 캐스팅되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촬영하며 얻어 걸리는 장면이 많다는 개와의 촬영. ‘도그맨’에서 주인공이 쓰러지자 강아지가 다가와서 얼굴을 핥아주는 장면은 대본에는 없었던 개 배우의 애드립이었다며 뤽 베송 감독은 ‘정말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오는 2월 7일 개봉하는 한국 영화 ‘도그 데이즈’에서도 윤여정, 유해진, 김서형, 김윤진, 다니엘 헤니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열연을 펼쳤는데요.
연출을 맡은 김덕민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며 반려견들의 안전에 특별하게 신경을 썼으며, 촬영장에는 늘 훈련사들이 함께 했다고 밝혔습니다.
개가 도로를 내달리는 장면을 위해 훈련사가 녹색 쫄쫄이를 입고 같이 달리는가 하면, 잠드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개와 놀아주고 지치기를 기다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반려인구 1500만 시대, 많은 동물 배우들이 학대나 환경의 문제 없이 좋은 환경에서 촬영을 할 수 있게 되면 좋은 일이겠죠. 조만간 한국 영화에서도 개 종려상 수상 견이 나오길 응원해 봅니다.